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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꿀권리 Sep 18. 2021

나는 아들의 꿈을
응원하는 엄마인가?

나는 아들의 꿈을 응원하는 엄마인가?


“나에 대한 큰 애정 없는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하는 얘기에 너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즐겨보는 한 예능프로에서 MC가 한 말이다. 흔히 할 수 있는 말인데 오늘은 더 새롭게 다가왔다. 

 출연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직장에 다니는데 “하던 대로 하라 그게 제일 좋으니까 그래왔던 거야”라는 직장 분위기에 부딪치며 그렇다면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누가 해도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하게 된다. 

내 몸으로 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자는 생각으로 도배를 배웠다. 부모님에게 퇴사 계획서를 보여드리며 설득을 했다. 처음에는 부모님도 선뜻 지지하지 못했지만 결국 새벽에 일을 나가는 딸을 위해 매일 아빠는 샌드위치를 싸 주신다. 체구도 작고 29살의 나이에 공부만 했을 거 같은 윤슬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차분하게 힘주어 말하고 있었다.  일전에 한번 기사로 접했고 자신의 2년간의 경험을 책으로 낸 건 알고 있었다. 


엄마 인터뷰를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내키지 않지만 딸이 하겠다니까 인정해 준 것이 아니라 딸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엄마의 따뜻한 표정이 참으로 놀라웠다. “개가 굳이 왜 그런 일을 한대”라는 말을 듣는데도 엄마는 응원하고 있다.

 “안전모를 벗고 작업화를 신고 풀이 가득한 작업복을 입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정직한 노동이 없더라고요. 땀 흘린 만큼 자기 실력만큼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동네방네 다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일이 있구나 딸을 보며 내가 얼마나 시야가 좁았나 내가 바뀌었어요.




 ‘정직’ ‘땀 흘린 만큼’ 이라는 말을 참으로 오랬 만에 듣는 느낌이다. 요즘 세태에 비추어 퇴색해 버린 화석 같은 단어가 이렇게 다시 생생하게 들릴 줄은 몰랐다. 


아들이"잘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 두고 왜 굳이 그런 일을 한데"라고 남들이 말하는 일을 한다면 나도 이 엄마처럼 아들을 지지해주고 자랑할 수 있을까? 아직은 자신이 없다. 그동안 공부 한게 아깝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아들을 믿고 응원해 준건 아이가 잘해주었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다른 사람들의 시선, 평가에 자유로운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30년 넘게 한눈 팔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그것이 남의 평가나 시선까지 견뎌야 하는 일이었다면 그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아들이 이직을 준비중이다.

“주변의 시선, 평가 부정적 시각은 찰나이고 한순간 지나가 버리면 무의미한 말이다. 찰나의 평가, 잠깐의 말들 때문에 내가 평생 원치 않는 일을 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배윤슬 씨 말을 아들에게 해줄 수 있을까?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도 그럴 수 있는 엄마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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