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수입과 그로 인한 첫 번째 변화 feat. 유튜버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고 흐른 시간이..
이제 마스크 없는 삶은 상상이 안 될 정도로 마스크는 우리 일상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아이템이 되었다.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회사들은 점점 늘어났고 밤새 불빛을 밝히던 상점가와 술집들은 밤 10시가 되면 하나 둘씩 불빛이 꺼지고 어두워진다.
마스크를 쓰는 게 조금 불편했지만 나는 원래부터 재택근무를 하던 사람이었고 자주 카페에 나가서 일을 하기도 했지만 주로 낮시간이었기 때문에 10시 영업이 나에게 방해가 될 리도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일도 나름 순탄했다.
2020년 3월 코로나가 대구를 시작으로 유행처럼 번져나간 이후에도 일은 꾸준하게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심지어 3월에는 동유럽여행까지 다녀왔다.
(이렇게 퍼지기 전 예약했던 거라 무리해서 다녀왔다.)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한 초반 몇 년은 꾸준히 달렸기 때문에 쉬는 것보다는 들어오는 일을 대부분 거절하지 않고 해내기 바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후부터는 나도 워라밸이란 것을 따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너무 일정이 급하거나 아니다 싶은 일들을 이제는 적당히 거절해가며 하다 보니 길게는 한 달 이상을 쉬는 때도 생겼다. 물론 그때마다 주로 여행을 다녔다.
들어오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언제 처음 느꼈냐면 2020년 여름쯤이었던 것 같다.
3월부터 약 2~3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굿네이버스의 프로젝트 하나만 진행을 했었다.
조금은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그 정도 기간을 할애하는 건 당연했다.
https://youtu.be/fRgzxgpMI8c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하나의 큰 프로젝트에 집중하다 보니 또 다른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
바로 그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다른 프로젝트 의뢰 문의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
그래도 보통 한 달에 한두 건 정도의 작업 의뢰가 꾸준하게 들어왔었는데 제작에만 몰두하다 보니 안일하게 생각했던 건지 바빠서 그랬던 건지 그 부분을 전혀 캐치하지 못했다. 그렇게 굿네이버스 프로젝트를 끝내고 쉰 지 약 한 달째가 되었을 때 그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일이 없지..?
갑자기 불안해졌다.
요즘 들어 한두 달쯤은 일이 없이 놀아도 괜찮았다.
나름대로 경력이 쌓이고 그동안 해온 패턴이 있다 보니 쉬다 보면 결국은 또 일이 들어오고 하다 보니 불안해해 봐야 내 손해라는 생각에 그냥 내려놓고 편하게 쉬게 되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은 상황이 좀 달랐다.
따지고 보면 무려 4개월 동안 푸시가 없는 셈이다.
나 이대로 괜찮을까…?
전에는 일이 없을 때 여행으로 풀었다.
그런데 지금은 여행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어찌하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고 떠오른 결론.
이게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전개인가 싶지만…
사실 이미 이전 에피소드에서도 밝혔다시피 해외여행을 가면 취미로 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종종 유튜브에 올리곤 했기 때문에 이미 시작은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이 없다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무언가에 도전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취미로만 그쳤던 유튜브를 조금 더 본격적으로 해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렇게 다른 일에 몰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안감도 사라지고 다시 또 프로젝트도 들어올거라 생각했다.
원체 가만히 있으면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을 뚫고 들어오는 사람이라서..
(이건 해외여행을 가야 고쳐진다)
혹시 또 모르지 않나..
유튜브가 잘 돼서 또 다른 수입원이 될 수도 있고…
하지만 문제는 현재 해외여행을 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에어비앤비에 놀러 가서 하루 이틀 동안 숙박하고 쉬다 오는 형태의 여행 브이로그를 찍어보기로 했다.
에어비앤비라는 숙박 공유 플랫폼을 주제로 여행 브이로그와 접목시켜 시리즈처럼 하나하나 각기 다른 숙소를 체험하면서 올리는 브이로그는 나름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할 것 같았다.
이름하야..
AirBnB Vlog Series.
뭐 별 거 없는 이름이지만 simple is the best라고 하지 않던가.
이 시리즈를 기획한 이유는 나름대로 몇 가지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개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난 숙소 인테리어.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다가온건 모든 숙소가 집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느낌이 전부 다 다르다는 것.
호텔도 체인이나 브랜드마다 부대시설과 인테리어 등
다 다르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객실 내부는 크게 다른 점을 찾기가 힘들긴 하지 않은가.
그에 비해 에어비앤비는 가정집을 집주인의 취향대로 꾸민 공간이다 보니 호텔에 비해 훨씬 더 볼거리나 리뷰할 거리가 많겠다는 게 나의 생각이었다.
뭐 요즘은 아예 처음부터 에어비앤비를 사업으로 접근해서 제대로 인테리어 해서 호스트를 하시는 분들도 많이 늘어났지만 어쨌든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 트니까.
두 번째.
나라는 브랜드의 약함을 보완해줄 컨텐츠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여행 브이로그 하는 것은 여행지가 주는 특별한 매력과 캐릭터의 케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단 현재는 여행지도 국내에 국한되어 있다 보니 조금 아쉬운 상황에 그렇다면 캐릭터의 매력으로 그 부분을 상쇄시켜줘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끼가 있거나 남들 앞에 아무렇지 않게 나서는 성격은 아닌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구독자도 고작 3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굳이 “내가” 아니어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컨텐츠여야 할 텐데 밖에서 하는 컨텐츠야 이미 날고 긴다 하는 유명 여행 유투버들이 이미 점령을 다 해버렸고.. 게다가 난 밖에서 그런 유튜버들처럼
“여러분 안녕하세요~ 유튜버 누구누구입니다. 이번에 제가 온 곳이 어디냐 하면~”
난 절대 못한다.
뭐 나중에 자낳괴가 된다면 모르겠지만 어쨌든 현재로써는 불가능이다. 더군다나 혼자서는..
그렇다면 숙소 안에서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지지고 볶고 하는 게 나에게 딱이었다. 주변에 보는 사람도 없고.
게다가 적당히 숙소의 정보도 보여주면서 매번 다른 숙소를 간다면 사람들의 관심도 끌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거기에 여행영상 편집 경험이 있으니 적당한 영상미는 덤.
내가 또 한 번 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그 부분은 걱정도 안 했다.
세 번째.
확장성이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오면 그때는 국내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해외여행을 가서 브이로그도 찍고 해외 에어비앤비 촬영도 덩달아 할 수 있으니 1석2조 아닌가.
내 첫 번째 에어비앤비 브이로그 시리즈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되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 2021년 10월 현재 기준 조회수 약 1만5천회를 기록 중이다.
(물론 다른 영상들 반응은 아직 뜻뜨미지근.. 역시 첫 끗발이 개끗발인 건가)
https://youtu.be/ztzTq6upFcs
이렇게 나의 코로나를 극복하는 방법은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이었고 첫 번째 영상은 처음에는 반응이 그저 그랬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았는지 어느새 조회수 1만 뷰를 넘겼고 다른 영상들도 나름 선방 중이다.
시작한 지 약 1년 만에 현재까지 총 9개의 에어비앤비 시리즈가 올라갔고 구독자수 300명을 넘겼다.
적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성과다.
이제 나도 어디 가서 당당하게 유튜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아직 작가라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른 전업 유튜버들처럼 주 1~2회 업로드는 힘들겠지만 어차피 처음부터 수익을 바라보고 시작한 것은 아니기에
느리지만 꾸준하게 계속해서 도전해볼 생각이다.
지금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 또한 새로운 도전이니
참 난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욕심쟁이인 것 같다.
뭐 누군가 그랬다.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