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밝음 Mar 19. 2024

글쓰기모임을 찾으신다면

나의 글쓰기모임 사각사각을 추천합니다.

2023년 1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물론 그전에도 글을 쓰면서 살았다. 나는 어딜 가나 쓰는 사람이었다. 회의록을 쓰거나, 보고서를 쓰거나, 공지글을 쓰거나, 통신문을 썼다. 일기도 썼고 블로그도 썼다. 하지만 그건 그냥 삶이었다. 말하는 게 당연하듯 쓰는 일이 삶에 있었을 뿐이었다. 남들과 조금 달랐던 건 그 기회와 시간이 나에게 많았다는 사실이다. 그게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나는 쓰는 걸 좋아했고 쓰는 능력도 함께 있었던 것 같다.


쓰게 된 것과 쓰겠다고 하는 건 다르다. 쓰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쓰게 되었거나 그냥 썼던 것 말고, 쓰겠다는 다짐이 생겨났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다. 내 글을 쓰고 싶었다. 계속 쓰고 싶었다. 쓰는 일을 스스로 내 삶 안으로 가져왔다. 쓰는 것의 객체에서 주체가 된 것이다. 계속 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장치가 필요했다. 그런 마음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일까 우연히 인별그램에서 광고 하나가 눈에 띄었다.


'사각사각, 글쓰기 모임 모집'


글쓰기 모임 광고였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자꾸 보이기 시작했다. 이럴 땐 귀신보다 알고리즘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내가 여기저기서 글쓰기에 관심 가졌기 때문에 끌어당겨진 광고였을 것이다. 후킹으로 난도질하지 않고 담백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에 끌렸다. 인연의 촉을 느끼고 나의 매일 글쓰기를 위한 모임에 가입했다. 11월에 가입해 벌써 5개월째 참여 중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길게 이 모임에 있게 될 줄 몰랐다. 그런데 사각사각 글쓰기 모임은 아주 마약 같은 모임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한번 풀어보겠다.




일단 3,000원이라는 모임비가 부담 없었다. 매일 글감을 주시고 한 달 동안 글을 쓸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해 주시는 것에 비해 가성비가 좋았다. 그것으로 끝이었으면 아마 벌써 관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모임에는 그 외 보증금 제도가 있다. 나는 인간의 의지를 믿지 않는다. 분명 방편이 필요하다. 매일 글 쓰는 게 힘들지만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나의 소중한 보증금을 사수하기 위해 글을 쓴다. 


사실 모임 주체자 입장에서 깎이는 보증금들을 모은다 한 들 그건 모임운영의 목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모임의 질과 가치는 향상된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제대로 해야 효과를 가져갈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글쓰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이었고 그렇다면 글을 하나라도 더 쓸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증금 제도는 아주 훌륭한 방편이다. 모임의 운영자도 참여자도 함께 얻어가는 것이 있는 상생전략인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 있으면 어쨌든 글을 쓸 수 있다는 성과를 가져갈 수 있고 운영자는 모임이 적극적으로 운영되는 성과를 얻게 될 테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물리적인 제도 때문에 이 모임에 머물게 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매달 이 모임을 지속하게 될까.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사각사각의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한철 있다가 사라지는 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생존의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지속적으로 생존을 위한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모임방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다가 사각사각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무려 7년의 세월을 버텨온 장수모임이었다. 그것 자체로 믿음과 신뢰가 장착되었다. 미사여구로 모임이 어떤지 알리지 않아도 존재자체가 이미 이곳이 어떤 곳인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달려온 세월을 보면서 글쓰기 모임 운영에 대한 진심과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때 잠깐 반짝거리는 마음이 아니라 탕약을 다려내는 것처럼 뭉근하고 깊은 마음이 있다는 건 분명 이곳은 진국이라는 말이었다.


이곳이 그런 곳이라면 나도 그런 에너지를 함께 받게 된다는 말이다. 나 또한 글쓰기에 대한 욕구를 한 때의 마음으로 치부하지 않기에 같은 뜻을 가진 고마운 인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모임만 오래된 게 아니었다. 이곳에는 장수멤버들도 수두룩했다. 2~3년째 참여 중인 사람들이 흔했다. 이곳에서 모임의 미래를 보았고 보이는 미래를 통해 나의 미래 또한 함께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가볍게 털고 나올 수 없는 모임이 되었다.


모임의 이력이 이렇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모임의 수준이다. 다들 글을 써온 세월이 굉장히 길다 보니 평균적으로 글의 수준이 높았다. 대체 이게 평범한 일반인의 글이 맞는 건지 싶을 정도로 모두 글에 대한 애정도, 필력도 수준급이었다. 그 속에 있으면서 자괴감과 열등감을 마주할 때도 있지만 덕분에 더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내게 되고 다른 분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이 모임에 중독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덧붙여보자면, 따스함이 있다는 것이다. 어디든 '기운'이라는 게 중요하다. 이곳은 편안하고 따뜻한 기운이 흐른다. 올라오는 글 안에서도,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남기는 감상평에서도 인간미와 따스함이 느껴진다. 운영자인 준형님의 다정함은 말해 뭐 해 수준임으로 거론하지 않겠다. 사각사각 글쓰기모임은 글을 사랑함은 물론이고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도 생각한다. (나의 착각일 수 있지만 삶을 사랑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없다고 생각한다.)


삶을 사랑하고,

글을 사랑한다면,

사각사각 글쓰기 모임을 추천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공감이 된다는 소중한 한마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