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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하는사람 Apr 18. 2022

창업가가 가져야 할 능력

사람을 알아야 사업을 할 수 있다


숫자보다 사람의 마음(고통, 욕망)을 먼저 알아야 한다. 


 창업가들이 투자 유치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문제점과 솔루션"이다. 스타트업은 고객의 정확한 문제점을 해결할 솔루션을 찾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는 정량적이고 기술적인 분석으로 수요만 체크하고 본질적인 문제점과 솔루션을 도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반려동물 의류 시장에서 플레이하고 싶은 한 창업가의 투자 유치 내용 상황을 가정 삼아 예를 들어보자. 


해당 창업가가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기술적 분석을 통해 반려동물 의류를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장 배경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반려동물 의류를 저렴하게 사고 싶어 하는(문제점)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반려동물 의류 반값 할인몰(솔루션)"을 오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러분이라면 해당 사업에 투자할 것인가? 제 3자 입장에서 나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면 노력해보라고 응원은 해줄 수 있겠지만, 만약 내가 투자자라면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해당 창업가의 투자 유치 발표 안에는 사람의 마음(고통, 욕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의류를 사는 이유에는 짐작컨대 "자신의 즐거움(귀여움)" 또는 "자랑(인스타그램 업로드)"과 같은 욕망이 숨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렇게 귀엽고 자랑할만한 의류를 사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고통을 받고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솔루션은 "고객이 반려동물을 통해 귀여움과 자랑하는 즐거움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렌탈몰 또는 구독서비스"가 더욱 어울려 보인다. 비용 구조는 고려해봐야겠지만(스타트업의 혁신은 여기서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적어도 고객의 니즈에는 이것이 더 어울리는 솔루션이다.



고통과 욕망은 연결되어 있다.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는 EO채널에서 "시장의 크기"를 설명한 적이 있다. 고통의 크기에 고통의 평균량을 곱하면 시장의 크기라는 것이다. 나는 전적으로 이 부분에 동의한다. 여기에 한 가지 말만 더 붙이자면, 고통은 욕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고통의 시작은 욕망이다. 그래서 욕망은 고통을 해결하는 솔루션과 액션 플랜에 녹여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통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 마켓컬리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샛별 배송을 하지 않던 시점에서도 마켓컬리는 성장하고 있었다. 마켓컬리의 타겟은 주부들이었는데, 그들의 고통은 "좋은 식자재를 편리하게(시간 절약) 구매하기 쉽지 않다(고통)"라는 것이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려면 많은 시간을 써야 했고 오프라인이라는 제약 때문에 선택의 범위가 넓지 않았다. 만약 이 고통만 보고 솔루션을 만들어냈다면, 다양한 식자재를 온라인을 구매해서 판매하는 쇼핑몰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켓컬리는 아마도 그들의 욕망을 읽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부들은 과거와 달리 직장 근로자라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엄마이자 아내라는 무거운 책임감에 직장인이라는 역할 또한 훌륭하게 해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직장인으로서의 "편리함"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엄마이자 아내로서 "가족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했다. 그래서 마켓컬리는 편리함과 다양성에 더해 "품질 좋은 식자재"와 "신선함을 유지하는 유통 과정"을 이야기했다. 만약 마켓컬리가 편리함과 다양성만 이야기했다면 그저 그런 식자재 유통몰이 되었을 수도 있다. 


 명품 시장은 과연 높은 품질로만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까? 허영심과 낮아지는 자존감에 기인하지 않았을까? 과거에는 집의 평수가 삶의 질이 허영심과 자존감을 높이는 것에 기인했다면 사회적 변화로 현재는 명품이 그것을 대체한 것일 것이다. 이렇게 고통의 본질은 욕망에서 출발한다. 



 욕망을 갖지 못하는 것은 고통이다. 


 어떤 사업은 특별한 고통이 없어 보이는데 잘 된 사업인 것 같다고. 그럴 때 나는 제목처럼 말한다.  


 대표적으로 스티브 잡스와 엘런 머스크가 그렇다. 아무도 손바닥만 한 컴퓨터를 갖지 못했다고 해서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자율주행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우주로 가지 못한다고 해서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스티븐 잡스는 세상 사람 모두가 갖고 싶은 손바닥만 한 컴퓨터를 만들었고, 엘런 머스크는 손도 대지 않고 원하는 곳을 가고 싶은 시대와 우주여행을 하는 기대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공상과학에서나 보던 보편적 욕망을 혁신적인 사고와 방식으로 실현해 우리에게 고통을 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의 사업에서 고통을 찾기 어렵지만 그래도 될 것 같을 때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욕망이 고통보다 먼저일 때가 있다. 보편적인 욕망은 그 자체가 고통일 수 있다. 



 훌륭한 사업가는 훌륭한 철학가이다. 


 과거 삼성 이병철 회장은 자식들에게 경영학과가 아닌 인문학 계열 학과 진학을 희망했다. 사람을 모르고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계산이었다. 내 주변에서도 훌륭한 사업가들은 사람들 관찰하고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일을 잘한다는 것이라는 서적에 나온 사례를 소개한다. 업계에서 유명한 광고기획자였던 한 사람이 유니클로에 갔다. 그날도 유니클로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는데 광고기획자는 유니클로가 향후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찾아온 손님들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과 그들이 구매한 옷이 남성복이라는 점이었다.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패션의 본질은 의류를 파는 것이 아니라 옷을 사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온 사람 대부분 자기 옷을 사러 오지 않았다. 그들의 표정에서 옷을 사는 즐거움은 찾아보지 못했다. 이런 브랜드는 옷장이 가득 차면 끝이다"


  결국 사람들의 욕망을 읽지 못한다면 당장 찍힌 매출을 보고 변화하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다. 옷을 사는 사람들의 욕망을 알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을 집어낼 수 있는 것이다. 훌륭한 창업가와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진짜 욕망을 이해하고 욕망을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실천력일 것이다. 


 나에게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찾는 방법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면 창업 멤버가 사람들의 고통의 크기(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이해하고 혁신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보편적인 욕망을 현실화(솔루션)시키는 기업이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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