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날 Jan 05. 2024

가출 청소년

하루 10분 프리라이팅



 짐을 쌌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머리가 멍한 상태로 발이 이끄는 곳으로 무작정 걸었다. 걷다 보면 어딘가에 가닿겠지. 


 한 달 넘게 말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아무도 나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이대로 사라진다고 해도 아무도 모를 것 같다. 내가 어디에 있을 때, 나를 나로 봐줄까? 내가 나로 살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걸까?


 고개를 들어 앞을 봤다. 여긴 그 녀석의 집이 아닌가? 내가 왜 여기에 와 있지?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그 녀석의 집을 내 발로 찾아오다니. 내가 가출한 게 아니라 내 정신이 가출했나 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한 번 들어가 볼까?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안녕하세요!"

"민철이 아니냐? 창현이 지금 없는데? 어쩐 일이니?"

"네. 지금 없는 거 알아요. 저 당분간 여기서 지내도 될까요?"

"뭐라고? 일단 들어와. 춥다."






 와! 벌써 10분이 흘렀다니 말도 안 됩니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짧았던가요? 


 책장을 훑어보다 언제 사놓은지 기억도 나지 않는 <하루 10분씩 100일 동안 1000가지 창의적 글쓰기>라는 책을 발견했어요.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수시로 구입했는데, 이 책도 함께 샀나 봅니다. 


 쓱 훑어보다가 재밌는 글감을 발견해서 10분 타이머 맞춰두고 쓰기 시작했는데, 역시 어렵네요. 내가 '가출 청소년'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써 보라니! 창의적이긴 합니다. 글감 없을 때 한 번씩 참고해야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10분 글쓰기, 예상치 못한 순간이 오더라도 결국 나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