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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화 Nov 04. 2022

11월의 초입에서

  연말에서 한 걸음쯤 떨어진 11월이다. 마음도 한 걸음쯤 붕 떠있다. 10월 31일의 할로윈을 지나 빼빼로데이를 보내고 나면 곧 크리스마스고, 그러고 나면 바로 연말이다. 새해가 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다.


  이번 년도에 뭐했는지 찬찬히 살펴본다. 글은 열심히 쓴 것 같고, 전공인 피아노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다. 붙고 싶었던 문화기획자 양성사업도 열심히 준비해 붙었고, 열심히 활동했다. 마지막 활동은 북콘서트를 준비했는데 입원으로 인해 진행할 수 없어서 아쉬움으로 남아있지만 좋은 기억이었다.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에서는 준비할 것들이 많다. 봄에 틔우는 새싹처럼 나도 자라나려면 이번 겨울을 잘 나야한다. 땅이 단단해야 속에 심은 것들이 얼지 않는다. 내일을 위해 일상을 잘 챙기고, 개강하기 전에 연습도 조금 해놓고, 글도 꾸준히 써야겠다. 후회 없는 내일을 보내려면 오늘을 단단하게 살아야 한다. 다만 열정이 식어 얼지는 않을 정도로 살아야 한다.


  아직 그렇게 살아본 적은 없어서, 내가 일군 것들이 열매를 맺는다는 개념이 없다. 이제는 되는대로 살지는 않으려고 한다. 새해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한 번쯤은 계획대로 살아봐도 괜찮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한다고 해서 그대로 안 될 수도 있지만 계획대로 해서 남은 흔적들은 정리하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나중에 보완하기도 쉽겠지.


  연말에서 한 걸음쯤 떨어진 11월이다. 벌써부터 새해를 기다린다.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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