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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큥드라이브 Apr 30. 2024

<인생공부 노하우>

<강원국의 인생공부> : 강원국


“너희들은 오래 산다. 급하게 마음 먹지 마라.”


어느 선생님께서 요청한 ‘학생들에게 주는 응원의 한 마디’에 강원국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계속 생각이 났다. 시간을 멀리 보면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것 같기도 해서.


어쩌면 120살까지도 살 수 있는 아이들인데, 눈앞의 성적에 하늘 한 번 쳐다보지도 못하고 교실에 있던 게 아른거려 안타깝기도 했고. 그래서 오늘 아침 고등학교 첫 시험을 앞둔 우리 반 아이들에게 북토크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전해줬다.


치열하게 노력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신경증적인 불안에서 벗어났으면 좋겠기에. 넘어져도 몇 번 더 일어나고, 재기할 시간이 있다고 마음을 먹어보면 어떨까 싶어서. 누구나 불안을 가지고 있지만, 그 불안은 다스리기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니까.


‘어릴 적부터 열등감에 시달렸다.’ 에필로그의 첫 문장이다. 누군가의 재능 앞에서 자신의 노력이 무력한 순간을 견디지 못해, 보이는 모습을 아등바등 포장했다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열등감을 연료로 사용한 좋은 예시처럼 보였다.


책 속의 사람들에게는 비슷한 공통점이 있는데, 자기가 노력한 것과 얻어낸 결과가 항상 비례하지 않았다는 것. 그럼에도 꾸준히 삶의 페달을 밟았다는 것이다.


남편에게 ‘이 책을 정리해서 딱 이 세 가지 꼭지로 글을 써볼 거여!! 소통하기 위해 잘 듣는 것, 질문하는 것, 꾸준히 하는 것.’이라면서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열심히 의견을 이야기했더니, 아주 요상한 표정으로 나와 전혀 다른 감상평을 이야기한다.


어떤 시각에서는,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에겐

(예를 들면)  부모님으로부터 미국으로 유학 갈 수 있는 비행기 티켓 값이라도 받을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고. 나름대로 노력 해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설득력 있고 멋지지만, 우리 사회를 둘러싼 성공담이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피로감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고.


그러면서 실존 인물의 삶이 압축된 인터뷰 내용이, 한 인간의 성공담을 짧게 보여주는 쇼츠와 무엇이 다른지를 질문했다. ‘내'가 누구인가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실존 인물의 성취를 보여주는 글 보다도, 시나 소설 속 은유가 더 필요하단 말을 덧붙이며.



생각을 정리하려고 말을 걸었다가 그만…인생의 초점이 과정에 있어야 하는 이유, 삶의 긍정적 태도 형성에 예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릴 적부터 쌓아온 무의식의 중요성, 그래서 만화의 서사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등등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뭔가를 볼 때 ‘여기서 무엇을 배우고, 내 삶에 적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나와 달리 남편은 ‘여기서 무엇이 중요한가?, 뭔가 이상한 점은 없는가?’를 먼저 생각해서 정말 재밌다. 역시 사람 생각 들어보는 게 인생 공부지.


아무튼, (나에게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15명의 인터뷰에서, 쏙쏙 골라 간직할 수 있는 내용이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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