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처럼 어둡고 습한 시간에 갇혀 울지도 못하고 혼자 숨죽여 숨소리만 쌕-쌕- 쉬는 하루들이 계속 된다.
‘이러다 죽어버리는게 낫지않을까’ ‘이 작은 숨소리 하나 없어져도 별반 다르지 않을텐데’
서점을 지나가다 우연히 어떤 책을 보게 되었다.
그 자리에 서서 숨을 쉬면서 읽었는지도 기억도 안날정도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단번에 읽었다.
나와 같이 어두운 동굴에 갇혀 우울한 회색빛으로 가득한 나날들을, 대수롭지 않은척 담백한척 보내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꽤나 다시 살아갈 마음이 생겼다.
별거 아니란 듯이 ‘아 너도 그래? 야 나도 그래 ’ 하며 무거운 회색빛을 한움큼이라도 뜰채로 퍼내주는 그런 큰 위로를 받는다.
별 거라고 생각하면 별거겠지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면 또 별 게 아니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하고 살아나가야하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또 어떻게든 얽히고 섥혀서 살아 가야하니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이해해야한다는 글을 쓰고 싶진않다.
나는 우리들이 가장 안쓰럽고 불쌍하다.
상처받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 상처받은 어른들이 되어버린 우리들이 가장 안됐다.
우리 부모들은 우리에게 그랬으면 안됐다.
어른답지 못한 어른인척하는 어른이 쓰는 나의 지난날들이 당신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당신도 모르게 나도 당신에게 위안을 받았음에 , 깊은 위로가 되지 못할지 언정 당신에게 위안이 되고싶다.
나의 글이 나에게 , 그리고 우연히 지나가던 당신에게
우연한 위안과 위로가 되고싶다.
보라색 지붕 _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