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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샤이욱 Aug 20. 2020

사장님! 자꾸 이사 보내실 겁니까?

과유불급 인사이동

본부영업팀  "네!!! 알겠습니다!!!!"

영업지원팀  "네, 알겠습니다!"

사업관리팀  "네?? 알겠습니다..."

내부통제팀  "(또 저요?) 네.............."



1년에 한 번꼴로 이거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근무기간이 길면 길수록 한 번 이상은 경험하게 되는 인사이동.


인사이동의 이유는 굉장히 다양하죠.

승진에 따른 이동, 부서의 통/폐합의 따른 이동, 신규 부서 론칭으로 인한 이동 등 많은 이유가 존재합니다.

좋은 이유로 인한 인사이동이라면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질 테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정말 속이 상하는 일일 수밖에 없죠. 결국 승진 및 직책 보임에 따른 이동이 아니고서야 인사이동이 반갑지만은 않을 겁니다.

적응했던 동료들과의 이별, 적응했던 업무와의 이별, 적응했던 내 공간에서의 이별이 달가울 사람은 많지 않겠죠?

최악의 상사 또는 후배와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죠.


하지만 회사 역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집단이기에, 인사이동은 내 입맛대로 될 수 없습니다.

각종 상황과 개인 능력을 고려한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가 회사의 이익을 창출할지 손해를 끼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상황을 전부 고려하고는 회사의 주요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것이죠.



다시 저기 위로 돌아가.. 영업팀, 지원팀, 관리팀, 통제팀.

네, 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회사에서의 다사다난했던 저의 경험입니다.


성장하고 있는 사업 부서의 경력 영업직으로 입사한 저는 일주일 만에 신규 사업부 영업팀으로 첫 발령을 경험합니다. 괜찮았습니다. 경력직이었지만 사원이었고, '원년 멤버'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좋았습니다.

하지만 신규 사업부. 정말이지 만만치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 내야 했습니다. 심지어 팀 인원 10명 중 막내..

영업을 하면서도 실적 관리 자료, 매출 보고, 브로슈어와 리플릿 제작 참여, 각종 문서 신규 제작 등 굉장히 억울한 막내의 일상을 보내던 찰나, 영업지원팀의 필요성을 느낀 본부장의 지시로 6개월 만에 두 번째 인사이동을 경험합니다.


역시나 신규팀이었지만 또 한 번 사원의 패기와 열정으로 힘을 내봅니다. 적어도 영업 실적에 대한 압박은 사라졌으니깐요! 신규 아이템의 성장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지원팀의 인력도 충원이 되면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후배가 7~8명에 이르는 팀의 차석이 됩니다. 심지어 아직까지 '사원'인데, 몇 개월 있어야 겨우 '대리'되는데... '워라밸'을 꿈꿨지만 이미 워라밸은 '개나 줘 버려'인 상황을 맞이합니다.

인생에서 이렇게 깨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깨지고 치였지만, 그리고 심하게 욕하고 싶은 상사들이 생겼지만 덕분에 인간적으로 조금은 성숙할 수 있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약 2년 경과 후, 영업지원팀이 어느 정도 틀을 잡은 시점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팀 이동을 넘어 본부 간 이동인 영업본부에서 경영관리 본부로의 이동을 경험합니다.

이 무슨 운명인지 또 신규 사업 부서로의 인사이동!

기존의 업무를 일부 가져왔지만, 이전까지 성장 위주의 업무를 진행했다면 이후부터는 내실에 대한 검증을 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타 부서와 엄청나게 트러블이 생기는 시작점이 됩니다.


한 아이템의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이어가게 되자 제 회사 생활 마지막 부서인 '내부통제팀'으로의 발령을 또 한 번 맞이합니다. 이 또한 신규 부서였습니다...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인해 '20년도 내부통제 관련 팀을 신설해야 했는데, 기존 팀의 업무 성격이 비슷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상 저의 4년간 네 번의 '신규 부서 인사이동기' 였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한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매너리즘에 빠져 현실에 안주하고 있을 테니까요.


저 역시 돌이켜보면 팀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거치면서 얻는 것이 많았던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야 느끼는 것이지만, 나의 뜻이나 목표가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잦은 변화는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이 피폐해질 수도 있거든요. 


회사 생활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에 몸담고 계시다면 '나 자신 돌보기'를 해주세요.

내 마음을 환기하지 않는다면, 너무 잦은 인사이동이든 똑같은 자리에 계속 머물기 든 점점 지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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