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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샤이욱 Aug 21. 2020

1년만 '미친놈'이 되어보기로 했다

1주차 - 블로그를 시작하다

[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멈춰설 일이 생긴다 ]


2020년 3월 31일. 약 8년간의 회사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앞만 보고 달려왔고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기쁨도 많았지만, 그 이상의 스트레스와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번아웃된 상태의 나의 고민 시간은 길지 않았다. 다만 걸리는 것은 단 한 사람, 내 와이프.

하지만 선택까지의 시간도 길지 않았다. 대책없는 나를 그녀는 믿어주었다.

그 믿음을 져버리면 안된다. 수동적이었던 내 삶을 능동적인 삶으로 바꾸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나를 위해 1년 간 투자하기로 생각하고 30여년간 담쌓고 지냈던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한다.


약속장소가 아닌, 책을 고르기 위한 목적으로 간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서점을 방문해 책 두 권을 집어들었다. 현재 나의 심정을 반영한 제목의『지금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와 막연히 부자가 되고 싶은 심정을 담은 『부의 추월차선』.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게 맞는 일이 어떤 일인지를 알고 싶어 바로 『지금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책을 읽기 시작한다. 책이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책과 친하지 않았던 나에게 책 읽기는 엄청난 고통이 따랐다. 한 권의 책을 3일 동안 읽었다. 3일 간 잠깐씩 읽은 것이 아니라 식사하고 자는 시간 제외하고 책만 잡고 있었는데 3일이 걸렸다.


한 권을 겨우 다 읽고 곧바로 두 번째 책 『부의 추월차선』을 읽기 시작했고, 이 책 역시 4일을 읽었다. 일주일동안 한 것이라고는 식사와 잠, 그리고 독서가 전부였다. 너무나도 창피했다. 나 스스로에게도 와이프에게도.

다만 얻은 것이 하나 있었다. 이직과 사업을 고민하던 나에게 '나만의 일'을 하고 싶게끔 만들어줬고, 항상 고민만 하고 끝내버리던 나에게 '당장 실행하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었다는 것이다.


서점에서 구입한 책을 다 읽고 마음속으로 계획을 2개 정하게 되었다.

1. 한 달에 2권 이상, 연간 30권 이상 책 읽기

2. 블로그에 읽은 책 기억할 수 있도록 리뷰 등록하기


가입만 하고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은 블로그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 순간이다.



[ 첫번째 계획, 첫번째 블로그 글 발행 ]


읽은 책 두 권을 까먹기 전에 블로그에 작성하기 시작한다. 또 다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어떻게 적어야 할지, 사진은 넣어야 할지, 글을 존댓말로 쓸지 반말로 쓸지 등의 별의별 고민을 다 하게 된다. 반나절 간 고민만 하다가 결국 일기쓰는 식으로 써보자는 생각으로 첫 리뷰를 작성했다.

제목은 책 제목 그대로 가져다 쓰고 표지 사진 하나 첨부해서 초등학생 일기적듯이 끄적끄적 적어내려갔다. '나 혼자 볼 블로그인데 뭐 내 마음대로 하는거지'라는 생각과 함께.


두 권의 책을 다 읽고, 두 권의 책을 더 구입했다. 2주 간 책 네 권을 읽고 네 개의 리뷰를 등록했다. 아니, 리뷰라고 하기에 너무나도 부족한 수준이라 정정해야겠다. 네 개의 책 감상문을 등록해봤다. 문득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 확인해보니 감상문이 적절하다.


리뷰 : 영어로 평론 등을 의미하고, 전체를 대강 살펴보거나 중요한 내용이나 줄거리를 대강 추려 냄.

독후 감상문 : 책이나 글 따위를 읽고 난 뒤의 느낌을 적는 글.


참고로 나는 대학수능시험에서 언어영역이 5등급이었고(워낙 글을 안 읽어 시간 내에 지문 4개나 읽지 못해 13문제를 못 풀었다..), 공대 출신에 회사 생활을 할 때도 영업, 실적 관리, 수익성 관리 등 숫자만 보고 살아왔던 터라 글을 쓴다는 자체가 나의 머리 속에 '없는 삶'이었다.


하지만 나에 대한 투자를 하기로 한 만큼 내가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도전해야만 한다. 책 읽고 기록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니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가만히 있는 나에게 아무도 밥 먹여 주지 않고, 내 선택을 믿어준 와이프를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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