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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샤이욱 Aug 24. 2020

'만다라트 계획표'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3주차 - 『아주 작은 목표의 힘』에서 배운 것

[ 창피함을 느끼고 겨우 움직였다 ]


여전히 책 읽기가 재미없지만 작심삼일로 끝낼 수는 없다. 그나마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골라 겨우겨우 읽어가며 블로그에 독후감을 남겼다. 허접하긴 매한가지였으나 와 닿는 구절을 사진 찍어 같이 올리며 독서노트 한 권을 만들어 필기도 시작했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목적을 가지고 책을 본다기보다 일단 책에 재미부터 붙이자는 생각 하나만으로 책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만나게 된 『아주 작은 목표의 힘』이라는 책. 단 세 페이지만으로 내 마음이 사로잡혀버렸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만들었다고 하는 계획표에 대해 아주 잠깐 소개해준다. 일명 '만다라트 계획표', '오타니 계획표'라고도 불린다.

최종 목표를 위해 필요한 중간 목표들이 설정되고 그를 충족하기 위한 세부 실행요소들을 작성한 표인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떠한 행동들을 해야 하는지를 담아놓은 계획표이다.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이 계획표를 나도 작성할 수 있을까?'


원래의 나는, 누가 나에게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를 했다면, 장담하건대 실행에 옮기지 않았을 것이다. 시작했다 하더라도 어렵다는 생각에 중도 포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보다 어린 94년생의 청년이 메이저리그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나에게 엄청난 자극과 창피함을 맛보게 해 주었다.

'지금의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극도의 창피함..   


책을 읽고 곧바로 컴퓨터에 엑셀을 띄우고 칸부터 그렸다. 그리고 하나하나 작성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그것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할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앉은자리에서 5시간이 지났다. 수능 공부 때나 취업 준비를 할 때도 이렇게 집중한 적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의자에 앉아 집중을 했고 약 6시간 만에 완성을 했다.

완성된 '만다라트 계획표'


'지키는 것은 나중 문제다. 생각하고 만든 것에 우선 의의를 부여해라'

이 생각만 가지고 했음에도 6시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다 채우고 나니 우선 뿌듯함이 가장 컸고, 이대로 노력만 꾸준히 한다면 뭐라도 되지 않겠냐는 막연한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전제조건은 '이대로, 꾸준히'라는 굉장히 쉽지 않은, 아니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지만.

항상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게 해 놓겠다는 생각으로 출력을 해서 방과 노트에 붙였고, 나만의 블로그에도 등록했다. 책 리뷰만 올리던 블로그에 탭 하나가 추가되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블로그는 '나만의 공간'일 뿐이었다.


『아주 작은 목표의 힘』은 나에게 책 한 권의 의미보다 더 큰 것을 가져다주었다.

완독 도서 1을 추가할 수 있게, 작은 성취를 맛볼 수 있게 해 준 것도 있지만 책을 통해 하나라도 실행에 옮겨보게 해 줬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 지키고 안 지키는 것은 차후 문제이다. 나 스스로 무언가를 느껴 실행해보았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이 조금씩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위해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이 지겹게 느껴지지만은 않기 시작했다. 아주 운이 좋게도 딱 열 번째 책만에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이 역시 스윽 찾아왔다가 스윽 사라질 감정일지도 모르겠지만, 30여 년간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임에는 틀림이 없기에 소중하고 신선한 느낌이었다.


잊지 않고 어떻게든 부여잡아 끌고 가고 싶은 좋은 감정. 많은 사람들이 책의 소중함을 외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런 것 때문인가라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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