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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May 20. 2024

21. 김정원,  강둑

엄마 아빠가 양쪽에서

어린 강의 손을 잡고

먼 길을 갑니다


한 번도 손을 놓지 않고

구불구불 아장아장 발맞춰

바투 갑니다


꽃 피고 비 오고 바람 불고

나뭇잎 떨어지고 눈 내리고

또 꽃 피고 지고......


흘러 흘러서


마침내 엄마 아빠가

다 자란 강을

바다까지 데려다 주고 떠납니다


동시를 읽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그 시와 그림을 묶어 시집을 만들고 그림을 그린 어린 작가들과 시 이야기를 나누는 아주 특별한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어른이 동시를 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시인이 동시를 쓰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린이의 순수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의 맑은 눈으로 사물을 보지 않으면 좋은 시를 쓸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가 삶에서 유리된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관념과 언어 유희에 빠진지 오래입니다. 시를 쓴 사람 자신도 자기 시를 이해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기 아이들이, 그리고 손자 손녀들이 읽고 박수치고 노래 부를 수 있어야 좋은 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시를 쓸 수 있어여 진짜 시인이라는 이유가 그것입니다.(전종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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