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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방윤슬 Apr 17. 2020

[윤슬 칼럼] 책이 죽지 않는 이유

당신은 왜 책을 읽고 싶나요?

사람은 죽어도, 책은 결코 죽지 않는다. 
그 어떤 힘도, 기억을 제거할 수는 없다. 
책은 무기이다.

_프랭클린 루스벨트




많은 사람이 새해가 되면 자신의 계획 리스트에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 ,'올해 10권의 책 읽기' 등 독서에 관한 목표를 세우곤 한다. 매해 반복되는 작심삼일에도 불구하고 이 리스트에 딱 달라붙어 매해 등장하는 목표는 바로 '독서'이다.

자라면서 귀가 닳도록 들어왔던 말을 곱씹어 보면, 거기에도 반드시 책에 관한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나 또한 초등학교때 부터 학교에서 정해준 독서 목록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마치 미션 성공을 해 나가듯 그렇게 독서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평생 내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처럼 생각해 왔다. 언젠가 나는 엄마에게 물은 적이 있다. 

“엄마, 왜 책을 읽어야 해요?”

“그야 책을 읽으면 생각이 넓어져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 거야.”


어릴 때는 그저 숙제를 하듯 읽어왔던 책이기에 엄마에게 칭찬 들으려고, 독후감 숙제를 하려고 꾸역꾸역 책을 읽었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책을 대하는 자세와 마음이 확연히 달라진 것 같긴 하다. 성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어릴 적 엄마가 해주셨던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는 말이 내 삶에서 증명이 되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 쯤, 선물로 받은 자기 계발서에서 읽는 한 문장이 취업을 준비하며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 내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취업을 한 후 큰맘 먹고 출퇴근길에 읽어보겠노라고 구입한 소설책에서 만난 여주인공이 쓰디쓴 커피를 들이키며 야근을 할 때에도 이 세상은 힘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때로는 판타지의 세계로, 때로는 호러의 세계로, 때로는 내가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절망의 순간으로 책은 여러 번 나를 여행시켜 주었다. 


서점가에서는 책이 예전만큼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유튜브와 SNS를 많이 하면서 책은 인기가 떨어졌다고도 말한다. 물론 유튜브 영상과 남들이 올린 SNS 사진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밤 10시에 침대에 누워, 이제 30분만 스마트폰을 보고 자야지 하면 어느 순간 시계는 12시를 가리킨다. 그런데 나는 과연 이 콘텐츠들이 책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활자를 눈으로 보며 머릿속으로는 장면을 생각해 보는 그 무한한 상상력을 과연 책 말고 어떤 것이 대신 할 수 있을까?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사람에게 많은 욕구가 있잖아. 그런데 그 욕구 끝판왕이 뭔지 알아? 거의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 말이야. 바로 책 읽는 욕구야! 사람들은 누구나 책을 읽고 싶어 해. 물론 나도 그렇고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어릴 때를 생각해 봐, 책 읽는다고 누가 책 덮으라고 한 적 없잖아? 텔레비전 볼 때는 당장 끄라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어도.”

정말 그런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 새해 목표 리스트에는 독서에 관한 목록이 하나쯤 있어야 완성했다는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책이 유튜브와 SNS에 쉽게 욕구 끝판왕 자리를 내어주진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이 아닌 책을 읽는 모습이 더 많이 눈에 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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