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겠지만
나에게도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아주 오래전부터 결혼에 대한 대단한 로망이 있었다.
하지만 현생에 치여 놀기 좋아하는 늙은 뽀로로는
벌써 스물여덟이라는 벽을 훌쩍 넘었고,
꿈꿔왔던 로망들을 대부분 실현하지 못한 채로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
약 두 달 남은 시점, 아직은 결혼이 잘 실감 나진 않지만
문득 초현실적인 문제들을 직면할 때면 '아 나 이제 진짜 결혼하는구나' 마음이 든다.
나는 이 결혼이라는 것으로 분명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보이지 않는 값진 보석을 얻은 느낌이다.
분명 부자가 아닌데 부자인 것이다.
책의 구절을 인용하자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는 마음,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좋게, 조금 더 신나게, 조금 덜 힘들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도적인 결심이다.
항상 1순위였던 내가
상대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위해 나의 즐거움을 조금은 내려놓을 줄 아는 것.
서로 양보하고 맞춰가는 것.
연인이 좋을 때 좋은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를 사랑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 어떤 앞날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귀인이 되어 앞날의 등불을 훤히 밝혀주는 사이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사랑을 넘어선 사랑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