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는 번아웃으로 인한..
지금까지 총 3달 동안 매주 1명씩 총 14명의 청춘을 만나면서 인터뷰를 했다. 브런치에는 지금까지 8명의 이야기를 올렸지만, 자체 메거진 사이트에는 13명의 이야기가 올라갔다.
청춘을 찾으려고 고심하다 만든 컨텐츠이고, 초반에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컸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능력에 한계를 느껴 일반인 인터뷰 컨텐츠는 무기한 휴식을 가지려고 한다.
잠정 휴식을 하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내 성격이 이 일과 맞지가 않았다. 인터뷰이니 남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듣는 일을 해야 했다. 다만, 부끄럽지만 솔직해지자면 내가 남에게 생각보다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걸 어느 순간부터 느꼈다.
남이 무엇을 하던 내 흥미를 이끌지 못했다.
가끔씩 지인들과 모임을 가져도, 재미가 없었을뿐더러 내가 왜 여기 있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모임 속 웃고 떠드는 상황에 나는 겉으로는 웃었지만 시간이 의미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사람을 만나길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이 아니었다. 1대 1로 만나는 인터뷰 일도 비슷하게 이어졌다.
어느 순간 인터뷰 도중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인터뷰어로써 인터뷰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충분한 집중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능력이 나는 부족했다.
두 번째는 너무 쏟아부었다. 매주 한 편의 콘텐츠를 올리는 게 얼핏 쉬워 보이지만 만나는 약속을 잡고, 인터뷰를 하고, 인터뷰이에게 내용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매 순간 전전긍긍하는 나의 모습이 보였다.
"잘못되면 어떡하지", "내용에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하지" 같은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솔직히 이 컨텐츠가 대기업 언론사 기사만큼 유명한 컨텐츠도 아니라(씁쓸하지만 맞는 현실),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게 맞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내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믿고 시간을 내준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허투루 할 수 없었다. 내 시간과 건강을 갈아내서라도 퀄리티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설령 내 매거진이 유명하지 않고 무명이더라도 프로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명인이 아니라 일반인이라 대중들의 관심이 덜 할 걸 알면서도, 나는 그들이 살아온 시간을 존중하고 싶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
안타깝지만 여기까지가 내 한계인 것 같다. 자잘한 이유들이야 많지만 크게는 이런 이유들로 일반인 인터뷰 컨텐츠는 무기한 휴식을 하려고 한다.
청춘 매거진 사이트는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 어렵게 만든 플랫폼이니만큼 내버려 두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고민을 더 해보려고 한다.
요즘 번아웃이 와서 내 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트북을 간신히 틀고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이다.
아직 마지막 14번째 인터뷰는 편집을 하진 않았다. 다음 주에 14번째 인터뷰 기사를 매거진 사이트에 올리고 이 컨텐츠를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남은 6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미리 매거진 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물론 자체 사이트에는 올라가 있지만 브런치에서는 공개하지 않은, 남은 6인의 인터뷰는 매주 올릴 예정이다. 건강과 시간을 갈아 넣어 애써 만든 컨텐츠를 번아웃이 왔다고 안 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심경의 변화가 올진 모르겠다. 요즘 감정이 왔다리 갔다리(?)한다만 지금 내 상태는 분명 휴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