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유명한 매거진 운영기
지금까지 총 13명의 청춘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약 1시간 반 정도 질문을 하고 그들의 가치관을 듣는다. 나는 항상 인터뷰 마지막 질문으로 인터뷰 소감을 물어보는데, 다행히도 모두 자기를 성찰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인터뷰에 만족했다는 말을 들으면 나는 그제야 마음이 약간 놓인다. 다행히 1차 관문이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내 남은 2차 3차 관문들에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내 일은 인터뷰이를 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거절 문자를 받으면 다행이지, 보통은 아무런 응답이 없다.
어찌어찌 인터뷰이를 구하고 나면 인터뷰이에게 할 질문을 고르는 작업이 필수다. 어떻게 하면 인터뷰이의 가치관을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해서 질문을 짠다.
사전에 인터뷰이와 만날 장소를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터뷰이와 내가 사는 집의 거리가 먼 경우가 종종 있다. 보통 내가 인터뷰이한테 가는 편이다. 내가 좀 더 수고하더라도 근처로 가는 게 맞고 그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지하철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과정은 언제나 에너지 소모가 크다.
인터뷰를 시작하면 인터뷰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나는 온 힘을 다한다. 최선을 다해 경청하고, 그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한다. 이에 보통 5분 정도면 인터뷰이는 긴장을 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질문하고 듣는 것뿐이라 에너지 소모가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크나큰 오해다. 인터뷰이의 말에서 핵심 내용을 파악해 흐름에 맞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공감능력이 필요해 많은 에너지가 든다. 난 평소에 공감능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을 공감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가 되는 편이다.
그러니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들으면, 내가 했던 노력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은 기분이 든다.
"휴... 다행이다..."
안심도 잠시, 이제 인터뷰 기사를 써야 할 일이 남았다. 인터뷰 녹음 파일을 택스트로 변환하고, 그중에서 쓰면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을 골라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다. 인터뷰 내용을 작성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혹시라도 문제가 되거나 오해가 있을 여지는 없을까 온 집중을 다한다. 분명 예민함이 필요한 작업이다.
인터뷰 기사를 다 쓰고 나서 원문을 인터뷰이에게 보낸다. 이유는 확인을 받기 위함이다. 혹시라도 고치고 싶거나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피드백을 받아 추가한다. 인터뷰이의 사진을 선별해 올리고 제목도 정하면 드디어 기사가 마무리된다.
기사를 올렸다고 다 끝난 게 아니다...!
기사를 올리고 나면 인스타그램에도 기사 내용을 업로드한다. 전체 인터뷰를 올릴 순 없어 핵샘 내용들 위주로 올린다. 인스타그램은 정해진 사진 비율에 맞춰서 올려야 한다. 다시 새롭게 편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스타그램까지 올리면 모든 작업이 끝난다.
매거진을 운영하는 일은 참 고된 직업이다. 일단 수익이 0원이다. 노력한 것 대비 반응이 오지 않아, 종종 번아웃에 시달리곤 한다. 이 길이 진짜 맞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꾸준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어느새 그 어렵다는 10회를 넘겼다.
일주일에 기사는 한번 나가지만 그 한 번을 위해서 나는 매주 심혈을 기울인다. 올린 글이 생각만큼 반응이 없으니 속상하기도 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내가 선택한 길이니 꾸준히 해봐야지 생각한다. 그러니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청춘이 있다면, 나를 조금이나마 헤아려주고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시간과 경험이 될 것이라 보장한다. 인터뷰가 하고 싶다면 언제든 편하게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다. 자신이 청춘이라 생각한다면, 청춘이라면 누구든 인터뷰가 가능하다. 이 글을 보고 인터뷰 신청을 먼저 해준다면 참 감사할 것 같다.
인스타 @cheongchun.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