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헤어져줘서 고마워' 리뷰
오늘 뮤비구락부에서 만나실 작품은 여성가수 벤의 ‘헤어져줘서 고마워’입니다.
7월 3일에 앨범이 출시되었고요, VIP 작사, 작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벤 특유의 맑으면서도 쇠꼬챙이처럼 뾰족하고 단단한 음색이 잘 살아있는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벤의 팬 분들이 좋아하실, 전형적인 벤 스타일의 발라드 곡이죠.
‘헤어져줘서 고마워’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자는 이별을 결심했고, 남자에게 “헤어져줘서 고맙다”라고 말을 하지만, 남자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내가 더 잘 하겠다”라고, 어떻게 보면 좀 찌질하게 들러붙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헤어져줘서 고마워’는 이렇듯 여성과 남성이 대화를 하듯 노래를 전개해 나갑니다. 요즘은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제국의 아이들의 김동준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남자 파트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걸그룹 오마이걸의 지호가 이 뮤직비디오에서 주연을 맡았는데요. 사실 1인극 스타일로 진행되는 뮤비 작품이기 때문에 혼자서 주연, 조연, 단역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작품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피아노의 짧은 인트로에 이어서 곧바로 스트링이 가세합니다. 사운드가 한결 풍부해지죠. 전체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편안한 멜로디로 진행이 됩니다.
이 ‘헤어져줘서 고마워’ 뮤직비디오 작품을 보면서 저는 색깔, 즉 컬러의 효과적인 사용에 눈이 갔습니다.
이 뮤비에서 컬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출가는 컬러의 변화를 통해 주인공의 심리를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컬러는 주인공의 의상과 배경, 그리고 조명을 통해 드러납니다. 이 전체적인 컬러가 노래가 진행됨에 따라 변화해 나가는데요, 예를 들어 파스텔조의 은은하면서 평온해 보이는 노란색으로 시작하지만 후반 절정에 가서는 혼란과 번민을 드러내는 블랙으로 바뀌게 됩니다.
하얀색 옷을 입었던 주인공이 헤어져달라고 절규하는 부분에서는 블랙 의상을 입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평온을 되찾는 엔딩에서는 처음과 같은 평온한 화이트로 마치게 됩니다.
처음엔 후련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면 만났던 시간들, 감정들이 밀려오면서 마음이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것을 끝내버리고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는 하이라이트 부분에 이르게 되죠.
모든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밀려드는 감정과의 싸움, 아마 경험해 보신 분들은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이 힘겨운 싸움을 벤은 자신이 가진 모든 기량을 쏟아 부어 절규하듯 표현해냅니다.
마지막으로 이 뮤직비디오 ‘헤어져줘서 고마워’의 몇 가지 자잘한 상징소품들을 눈여겨보시면 좀 더 이 작품을 흥미롭게 감상하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처음 부분에 주인공은 창문을 엽니다. 그리고 밝은 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창문을 활짝 여는 것이 아니라 절반 정도만 엽니다. 여기에서 앞으로 다가올 번민과 혼란을 엿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화이트인 카페, 아마도 주인공의 일터같습니다만, 이곳에서 처음으로 블랙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주인공이 마시는 커피입니다.
주인공은 가게 문에 매어놓은 ‘클로즈드’ 팻말을 돌려 ‘오픈’으로 바꾸어 놓는 장면에서는 또 한번 주인공의 결의와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널고 있는 흰 빨래 역시 마찬가지겠죠.
뮤지컬 빨래라는 작품에서는 “얼룩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라는 유명한 넘버가 있습니다.
바로 이 순간, 주인공의 감정이 이렇지 않을까 싶은데요.
오늘 제가 전해드릴 말씀은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드린 말씀처럼, 컬러와 자잘한 상징소품들을 눈여겨보시면서 이 뮤직비디오 작품을 한번 감상해보시죠.
이상 벤의 ‘헤어져줘서 고마워’ 편이었습니다.
사진출처 ㅣ 벤 '헤어져줘서 고마워' 뮤직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