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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객 Mar 23. 2024

인공지능과 인간의 글쓰기

글을 쓴다는 것은 더없이 힘든 일이지만 그 글이 누군가에게 지적, 정서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작가는 고행의 길을 멈추지 못한다. 그러나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 앞에 많은 작가들은 가야 할 길을 잃거나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지를 몰라 망설이거나 두려움에 빠져있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때때로 몇 달에 걸쳐 자료를 조사하고 그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가며 한 글자 한 글자씩 흰 공백을 채워가는 데, 인공지능은 너무나 쉽고 간편하게 이러한 일을 처리해 주고 있다. 


 오래전부터 매체의 전환으로 인해 활자가 주는 몰입감과 감동이 사라지고 영상매체 속으로 사람들이 빠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활자가 주는 그 깊은 의미의 감동을 믿으며 살아왔는데, 이것마저 인공지능이 너무나 쉽게 처리해 줌으로써 작가는 창작의 의미를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두려움은 필자에게 인공지능과 인간이 전하는 글의 의미가 어떻게 표현되고 다를 수 있는지를 직접 실험에 보고자 하는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어쩌면 이것은 글을 쓰는 한 사람으로서 미래사회에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해 가면서도 인간이 전하는 창작의 깊이와 의미는 분명 인공지능과 다를 것이라는 작은 기대감을 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pixabay.com)

 한 편의 시로 인해 죽음 앞에서 발길을 돌린 청년의 숨죽인 고백처럼 글이란 죽어있는 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인간의 숨결과 함께하며 살아있는 생물로서 우리 곁에 공존할 있다는 것이 문학이 주는 가장 힘이라고 있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 창작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그러한 글의 숨결이 전하는 큰 힘을 알기에 부와 권력 같은 외적인 것을 버리고 그 어두운 방 안에 갇혀 힘겨운 창작의 길을 나서고 있을 것이다. 


 되돌아보니, 챗 GPT의 충격 앞에 가야 할 길에 두려움을 느낀 지도 꽤 되어가는 것 같다. 이제는 이러한 변화가 공존의 대상이라면 분명 그곳에서도 문학인으로서 가야 할 길이 있음을 믿기에, 힘들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인공지능과 인간이 전하는 글의 향기를 분석해 보고 싶다. 

  

 물론, 시작부터 인공지능 앞에 참패를 당할지 모르지만, 어딘가엔 분명 사람의 숨결, 그 뜨거운 울림이 전할 수 있는 글의 힘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 뜨거운 마음으로 한 글자 한 글자의 활자를 가슴에 묻으며 써보고 싶다. 


                                                                                                                     2024년. 3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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