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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noh Jul 23. 2023

지친 그대를 위해

중년의 벗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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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6

견디다못해 일어나 앉는 시간이다.
전날 저녁부터 밖은 온통 비가 내리고
간밤에 열린 쪽문 사이로
그로인한 습함과 괴괴한 인공과 자연의 소리가 울려 두려움을 자아낸다.



내가 가진 척추는 손목과 무릎의 조응을 기다리며, 일으켜세워주기를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으나,
혼미한 정신은 이 끈적거림 속에
계속 늪을 질척되고 있었다.
더이상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울 수가 없다.


가장 아래 척추사이 낭종을 제거 한 지가 정확히 한 달째 된 날이다.
지난 4주간
그래보이는 척 하려고 퇴원을 서두르고, 빗속을 뚫고 일을 하고 다녔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이제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인류의 조상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티끌같은 내게도
인생이 말해 주고 있었다.




삶의 한가운데 그 언제라도 한번
시간을 듬쁙 가진 자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본 적 있을까.
그냥 그렇게 버티고 오다보니
그때그때 잠깐잠깐 마음 설레며
오래가지 않는 낭만을
아쉬운듯 흘려보내며
내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 않으려
도망치고 사는 중이었다.

늘 쫓기며
유목민처럼 떠돌던
세월이라는 거대한 슬픔 앞에
유독 때가 되면
더욱 짓누르는 감정의 무너짐 시기가 있으니
그게 이제 서서히 다가온다.


그 슬픔에서 다른 슬픔으로
이어지지 않게
나는 온힘을 다해
허리에 힘이 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으려 할 것이다.




실내의 모든 사물은 습한 더깨를 얹고 기분나쁜 끈적함을 뒤집어쓰고 있다.
알콜솜으로 책상을 닦아내며
닦아도 닦아도  묻어나는 먼지에
뜨거운 커피나 마시자고
다독거리며 정신을 차리는 시간이다.

심지어 그래도 바람을 통하게하려 열어놓은 10cm 창문 사이로 괴괴한 울음소리마저
좁은 베란다 공간을 점령하며 갈 테면 가라고 발악을 하고있다.

새벽에 깨어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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