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주거의 질과 특징
( ※ 이 글은 통계청 통계개발원에서 펴낸 <2019 한국사회와 동향>에 기고된 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도시는 고층 아파트 중심의 고밀도 개발을 특징으로 한다. 먼저 개발이 완료된 우리나라 대표적 신도시인 제1기 수도권 신도시를 보면, 주택 중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92.1%나 된다. 제1기 신도시 중에서 아파트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인 일산도 그 비율은 84.1%나 되어 경기도 전체 비율인 58.5%(2015년 기준)보다 훨씬 높다.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평촌은 그 비율이 98.5%에 이른다(그림 2-1). 제2기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는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실시계획을 보면 제1기 신도시와 유사한 수준의 아파트 비율을 보인다. 실시계획에 나타난 지구별 주택 구성은 [그림 2-2]와 같다.
[그림 2] 수도권 신도시 주택유형별 구성
출처: 한국토지공사, 「분당 신도시 개발사」, 1997; 「일산 신도시 개발사」, 1997;「산본 신도시 개발사」, 1997; 「평촌 신도시 개발사」, 1997; 「중동 신도시 개발사」, 1997; 국토교통부, 「신도시개발 편람·매뉴얼」, 2010.
주: 1) 제2기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실시계획 기준임. 위례의 경우 2015. 11. 3. 관보에 고시된 실시계획 변경 내용 반영, 검단의 경우도 2018. 6. 18. 관보에 고시된 실시계획 변경 내용 반영.
하지만 개발 밀도의 측면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제1기 신도시가 제2기 신도시에 비해 훨씬 더 높다. 실시계획상 제1기 신도시의 전체 인구밀도는 233인/ha로서 서울 인구밀도의 1.4배에 달한다. 일산이 가장 낮은 175인/ha, 그 다음 분당이 199인/ha로 모두 서울 164인/ha(2015년 기준)보다 높다.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산본은 399인/ha로 서울의 2.4배에 달한다. 반면 제2기 신도시의 경우는 인구밀도의 측면에서 ‘중저밀지향적’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 실시계획상 제2기 수도권 신도시 전체의 인구밀도는 126인/ha로서 서울의 77% 정도 밖에 되지 않게 계획되었다.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인천 검단(164인/ha)과 위례(163인/ha)도 서울과 비슷한 정도이고 대부분의 신도시들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광교는 69인/ha로서 서울의 42% 수준이고, 성남 판교도 98인/ha로 서울의 60% 수준에 불과하다(그림 3).
[그림 3] 수도권 신도시 인구밀도(실시계획)
출처: 국토교통부, 「제1기 신도시 건설안내」, 2015; 「제2기 수도권신도시 건설안내」, 2017.
또한 주택지의 경우만 봐도 제1기 신도시에 비해 제2기 신도시의 개발 밀도가 낮다. 부지면적 대비 주택연면적 비율, 즉 용적률을 보면 제1기 수도권 신도시는 169-226%인 반면, 제2기 신도시는 159-200%로 계획되어 다소 낮은 수준이다. [그림 4]에서 보면 제2기 수도권 신도시에 비해 제1기 신도시의 용적률이 전반적으로 높고, 중동, 산본, 평촌 신도시의 경우 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분당과 일산은 제2기 수도권 신도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그림 4] 수도권 신도시 용적률(실시계획)
출처: 국토교통부, 「제1기 신도시 건설안내」, 2015.; 「신도시개발 편람·매뉴얼」, 2010.
주: 1) 용적률=(주택연면적÷부지면적)×100.
반면 전체 개발 면적에서 공원과 녹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제1기 신도시의 경우는 평균 19.4%에 불과하지만, 제2기 신도시의 경우는 31.2%에 달한다.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1기 수도권 신도시에 비해 제2기 신도시의 녹지율이 전반적으로 높고, 광교와 성남 판교 신도시의 경우 특히 높다.
[그림 5] 수도권 신도시 녹지율(실시계획)
출처: 국토교통부, 「신도시개발 편람·매뉴얼」, 2010.
주: 1) 녹지율=(공원·녹지 면적÷전체 면적)×100.
주거의 질의 측면을 살펴보기 위해 신도시 주택의 평균 주거면적을 서울과 경기도의 주거면적과 비교해보았다(그림 6). 제1기 수도권 신도시의 대표 지구인 분당과 일산에 대해 각각 성남시 분당구와 고양시 일산동구 및 일산서구의 자료를 기초로 평균 주거면적을 산출해보면, 분당은 126.0㎡이고 일산은 115.4㎡이다. 분당은 서울(117.0㎡)이나 경기도 다른 도시(122.5㎡)의 평균 면적보다 넓은 수준이지만, 일산은 서울보다 약간 작은 규모로 나타났다. 다만 일산이 낮게 나온 것은 자료에 포함된 지역이 신도시 경계 밖에 있는 기성시가지의 주택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분당구가 신도시 주택의 질을 잘 대표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신도시의 주택은 주거면적의 측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 6] 신도시 주택 평균 주거면적, 2015
출처: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원자료, 2015.
주: 1) 분당은 분당구, 일산은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등을 포함하고, 경기(기타 동)은 분당과 일산을 제외한 경기도의 동부 지역임. 기타지역은 수도권의 나머지 지역과 비수도권 지역을 포함함.
주거의 질의 다른 측면은 주거의 안정성 측면으로서 이는 자기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 즉 자가 거주율로서 측정할 수 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주거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당과 일산의 자가 거주율은 각각 46.4%와 54.2%로서 서울(42.1%)보다 모두 높지만, 경기도의 다른 도시(50.6%)에 비해서 분당은 낮지만 일산은 높다(그림 8). 이는 신도시의 주거가 서울보다는 안정적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반드시 안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7] 신도시 자가 거주율, 2015
출처: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원자료, 2015.
주: 1) 자가 거주율=(자가 거주 일반가구 수÷전체 일반가구 수)×100. 2) 분당은 분당구, 일산은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등을 포함하고, 경기(기타 동)은 분당과 일산을 제외한 경기도의 동부 지역임. 기타지역은 수도권의 나머지 지역과 비수도권 지역을 포함함.
주거 안정성의 또 다른 측면은 거주기간 또는 거주의 이동성 측면으로 드러난다. 분당과 일산의 거주기간을 다른 지역과 비교해보면, [그림 8]과 같다. 분당과 일산의 주민들은 현 거주지에 평균적으로 각각 3.86년과 3.88년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도의 다른 도시(3.94년)이나 서울(4.10년)보다 짧은 것이어서, 신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서울이나 경기도, 그리고 여타 지역보다 이동성이 다소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림 8] 신도시 거주자 평균 거주기간, 2015
출처: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원자료, 2015.
주: 1) 분당은 분당구, 일산은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등을 포함하고, 경기(기타 동)는 분당과 일산을 제외한 경기도의 동부 지역임. 기타지역은 수도권의 나머지 지역과 비수도권 지역을 포함함.
주거의 안정성이 높지 않을 때 임대주택의 공급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그런데 신도시의 개발은 임대주택의 공급에도 많은 기여를 하였다. 제1기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전체 아파트의 22.9%에 해당하는 6만 1,589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하였다. 각 지구별로 아파트 대비 임대주택 비율이 차이가 나는데, 분당이 13.0%로 가장 낮고, 중동은 39.5%로 가장 높으며 절대적인 임대주택 물량도 1만 6,351호로 가장 많다. 제2기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에도 임대주택 공급에 더욱 적극적이다. 지구별로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제1기 수도권 신도시보다 더 높은 비율로 임대주택이 공급될 계획이다. 임대주택 비율이 가장 낮은 동탄2 지구도 아파트의 21.2%가 임대주택으로 공급되고, 비율이 가장 높은 판교의 경우 49.5%가 임대주택으로 공급될 계획이다(국토교통부,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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