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나의 마음을 어지럽힐 때, <생활비가 떨어졌어요>
용돈이 뭐길래.
엄마와 옥신각신 말다툼 끝에 용돈을 보내 드리기로 했다.
엄마는 요즘 힘들다고 했다.
나도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다.
결혼했는데 용돈도 못 받느냐는 말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장녀는 없었다.
***
이어지는 하소연의 주제는
아픈 손가락인 막둥이 동생에 대한 걱정.
“네가 언니인데 동생 좀 잘 챙겨라.”
“만나면 맛있는 것도 사주고 용돈도 주고 그래라.”
이것이 모든 장남, 장녀의 숙명일 테지.
아니, 예쁨 받지 못하는 자식의 원죄일 테지.
나는 아버지의 어머니, 즉 엄마의 시어머니를 닮았다는 이야길 듣고 컸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내가 정이 잘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까짓 용돈 액수보다 엄마의 기울어진 사랑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으로 다가온다.
***
어여쁜 자식은 걱정하고
정이 붙지 않은 자식에겐 용돈을 받아가는 것.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지.”
어릴 때부터 자주 들었던 엄마의 하소연.
나도 한 마디하고 싶다.
“용돈 주는 자식 따로 있고, 예쁨 받는 자식 따로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