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나의 마음을 어지럽힐 때, <생활비가 떨어졌어요>
가벼운 지갑만큼
무거운 지갑이 있던가.
***
오늘도
아이에게 서둘러 먹이려다
쏟아져버린 분유통.
우르르르.
데구루루.
저 조그만 분유통이
구르는 소리도
산이 흔들리는 것처럼
천둥이 치는 것처럼
내 자존감을 흔든다.
***
일만사천 원이 조금 넘는 분유통의 무게.
하얀 가루 휘날리며 저만치 도망가던 그 무게가
소파 다리에 부딪혀
다시 내 쪽으로 굴러온다.
무겁다.
아이를 먹이는 일이
이렇게 무거운 일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