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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카피 May 12. 2020

용돈 주는 자식 따로 있고, 예쁨 받는 자식 따로 있지

돈이 나의 마음을 어지럽힐 때, <생활비가 떨어졌어요>

용돈이 뭐길래.

엄마와 옥신각신 말다툼 끝에 용돈을 보내 드리기로 했다.

엄마는 요즘 힘들다고 했다.

나도 힘들다고 말하고 싶었다.


결혼했는데 용돈도 못 받느냐는 말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장녀는 없었다.

 

***


이어지는 하소연의 주제는 

아픈 손가락인 막둥이 동생에 대한 걱정.


“네가 언니인데 동생 좀 잘 챙겨라.”

“만나면 맛있는 것도 사주고 용돈도 주고 그래라.”

이것이 모든 장남, 장녀의 숙명일 테지.

아니, 예쁨 받지 못하는 자식의 원죄일 테지.


나는 아버지의 어머니, 즉 엄마의 시어머니를 닮았다는 이야길 듣고 컸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내가 정이 잘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까짓 용돈 액수보다 엄마의 기울어진 사랑이 

형언할 수 없는 슬픔으로 다가온다.


***

어여쁜 자식은 걱정하고 

정이 붙지 않은 자식에겐 용돈을 받아가는 것.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지.”

어릴 때부터 자주 들었던 엄마의 하소연.


나도 한 마디하고 싶다.

“용돈 주는 자식 따로 있고, 예쁨 받는 자식 따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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