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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땅연필 Jun 16. 2024

평범한 일상도 에세이가 될 수 있을까?

괜찮아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니까!

평범하다 못해 남들이 보면 지루하다고 느낄 것만 같은 내 삶. 문득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일상이 궁금해질 무렵 궁금증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대화하기에는 내성적이고 말주변이 없는 나. 사람들과 만나서 그 사람을 알아가는 것 보다도 쉬운 방법. 그건 바로 책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었다. A4용지 한 페이지에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어려운데 작가분들은 300페이지 또는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자신의 이야기 또는 생각을 담는다. 방대한 분량만큼 그 사람의 삶과 생각을 알 수 있다. 또 작가는 책을 집필하는 작업에서 할 일이 끝나는 것 같지만 끝이 아닌 시작이다. 작가가 독자에게 바톤을 넘겨 받아 무궁무진한 동기부여와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기회를 넘긴다. 작가의 마침표는 독자의 새로운 시작이 된다. 그렇게 나의 취미는 독서가 되었다. 


책을 보고 덮는 순간 책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독서를 헛하고 있나 걱정한 적이 많다.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10년의 경력은 있어야 숲과 나무를 모두 볼 수 있는 전문가가 된다. 시간의 필요성을 알기에 독서도 조급함보다는 작년보다 나은 독서가 되길 기대하며 마음을 조금 내려놓는 시기이다. 초창기에는 다독을 즐겼다. 책의 주제를 편식하며 읽는 순간에 즐거움을 많이 느꼈다. 나의 편식은 주로 자기 계발과 에세이였다. 작가의 생각과 삶을 볼 수 있고 교훈도 많이 얻었다. 그 값진 교훈을 잊고 싶지 않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기록하며 바쁜 현대인들이 내 블로그 글을 읽으며 책을 읽지 않더라도 저자가 이야기하는 교훈을 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이제는 한 권을 소중하고 자세히 읽으며 인생 책들을 선별하고 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글쓰기와 친해지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이름으로 출간된 책 한 권 써보는 게 소원이지 않을까? 그렇게 에세이 작가들을 부러워하고 있을 무렵 "나의 평범한 하루도 에세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작가라는 칭호를 붙여준 '브런치'가 문득 떠올랐다. "맞아 나는 글을 쓸 공간과 글을 읽어 줄 많은 브런치 작가분들이 있는 소중한 기회가 있었지!"


나의 에세이를 구상하며 어떤 주제가 좋을지 고민이 시작되었다. 본인의 색에 따라 글의 주제가 많이 달라지는 에세이. 특별할 것도, 뛰어난 재능도, 매력적인 필력도 아니기에 고민의 시간을 길어만 갔다. "인플루언서도, 유튜버도, 전업작가도 아닌 나는 어떤 에세이를 써야 할까?" 에세이 작가들의 삶은 영화의 주인공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꼈다. 주인공. 나는 주인공인적이 있었을까? 한 가지 이야기에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을까? 아니 주인공이 될 자신감이 있을까? 질문을 이어가다 한 가지 답이 문득 떠올랐다. 어쩌면 나도 내 삶의 주인공이지 않을까? 그래 괜찮아 나도 에세이 작가가 될 수 있어.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내가 쓸 수 있는 생각들이 넘쳐난다면 일단 써보자. 괜찮아.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니까! 한 글자씩, 한 문장씩, 조금씩 이야기를 모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저자의 색을 닮는다. 영리한 저자들은 정말 배우고 싶을 만큼 논리적인 필력을, 매력이 넘치는 유머와 에너지가 글을 뚫고 나오는 필력을 보여준다. 나는 무채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뚜렷한 나의 주관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지지해 줄 시간들이 많다. 단점일 수 있겠지만 나는 이런 나를 바꾸기보다는 따뜻하게 어떤 사람이든 포용하고 따뜻한 시간을 줄 수 있는 필력을 갖추는 사람이고 싶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너무나도 평범한 시간들이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 상처와 아픔의 시간들에 잠시나마 쉬어가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글을 쓰는 건 언제나 어렵다. 누구나 어렵다. 하지만 필력, 어휘력 등 실력이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당신도 당신 삶의 주인공이다. 나도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 용기를 갖고 글을 써나가 듯이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도 지금 힘든 시기라면 딱 한 걸음만 나아가고, 딱 한 글자만 써 내려가 달릴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한 글자는 한 문장이 되고, 한 문장은 한 문단이 돼 듯이 모든 책들이 한 글자에서 시작된다. 우리 삶도 그렇다. 힘들 때는 먼 미래를 보면 너무나 힘이 든다. 우리 모두 힘든 시기에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나아가자. 내가 한 글자를 모아 에세이를 쓰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이루어 나갈 수 있는 것처럼 여러분도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어 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평범한 일상이 에세이가 될 수 있다면 여러분의 작은 하루들이 모여 기적같은 순간을 맞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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