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
살면서 이렇게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간 시기는 처음 겪었다. 느리지만 하나씩 잘 쌓아가던 경력도, 인간관계도 모두 무너 저버렸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반년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금 이겨내고자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을 꺼내 들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밈 하나가 있다. 바로 "요즘 젊은것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는 기록이다. 방금 쓰였을 것 같은 이 문장은 놀랍게도 BC1700년 수메르시대에 기록된 글이다. 이처럼 과거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23가지 사실들에 대하여 담긴 글이다. 지금 겪는 어려움이 시간이 지나 다시 되돌아보았을 때 "그래. 그건 성장하기 위한 실수였고 그 과정에서 배운 교훈이 많았지."라고 추억할 수 있는 성장통이 되길 바라며 책을 펼쳤다.
미래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
어릴 적 나는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였다. 하지만 결코 부정적인 아이는 아니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부족한 자신감도 채우고 뛰어난 능력이나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성실하게는 살아왔다. 반년 가까이 부정적인 상황을 겪고 나니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부정'그 자체인 사람이 되어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수동적인 삶으로 기나긴 우울이 지속되었다. 좋은 의도는 오해가 되고, 다시 잘해보고자 하는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리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현재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니 무기력의 끝판왕이 되어버렸다.
책은 서두에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대하여 나온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아무리 준비해도 발생하는 리스크, 행복은 기준을 낮추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시선은 대부분 미래에 머물러 있었던 적이 많다.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감, 실패했을 때 두려움 등. 사실 그 누구보다 타인의 시선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에 생기는 부정적인 측면들이었던 것 같다. 행복의 1요소는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라는 이야기에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보다는 행복할 수 있는 오늘을 찾고 변화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대치를 낮추라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인생을 하향평준화 하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저 오늘의 과정을 훌륭하게 살고자 노력하고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급하면 체하기 마련
너무 이른 성공은 위험하다는 니체의 말이 있다. '이른 성공'은 10대, 20대처럼 젊은 나이를 뜻한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른 성공이란 자신의 속도와 맞지 않는 성공 또는 내 그릇에 넘치는 역할을 뜻하는 것 같다. 20대에 성공하여도 그릇이 큰사람은 차분히 더욱 성장해 나아갈 것이고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면 오만과 자만으로 실패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 같다. 남들이 보았을 때 경제적인 성공도, 사회적인 성공도 아니었다. 하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큰 기회중 하나였다. 그 기회를 통해 살면서 처음으로 긴 시간의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뭐든 문제가 그렇듯 각자만의 상황이 있기에 각자만의 이야기도 있다. 그 이야기가 핑계가 되지 않도록 그저 나는 지금 시간을 포기했다. 다만 교훈을 얻어가고자 마음먹었다. 쉽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모든 경험들 중 쓸모없는 경험은 없는 걸 알기에 나는 2년이라는 시간에 진심을 다했음에 그저 만족하려고 한다. 책에서 나온 문장 중 "천천히 자란 나무는 밀도가 높고 단단하다"라는 문장이 마음에 매우 와닿았다. 어딘가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은 언젠가 지나갈 시기이라는 것을 알고 그 시기에 얻은 경험을 교훈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물론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겠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다행히도 먼 미래에 다시 과거를 회상할 때 "그때가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참 다행히 아닌가 싶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다시 바로 잡을 수는 없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묻지 않기로 했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시기이거나, 번아웃 또는 우울감이 한창이었을 때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조금씩 터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자의 말처럼 "인생은 단순함에 있다"는 변하지 않는 사실로 이 시기를 이겨내고자 한다. 저자는 말한다. 재정 영역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싶다면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저축하기를, 건강 문제가 나아지고 싶다면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많이 움직이거나 운동하고, 숙면을 취하라고 단순함으로 답을 정의했다. 나는 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 하루만 살기로 했다. 열심히가 아닌 그저 주어진 것에 하나씩 해결해 나아가기로. 그러다 보면 다시금 열정과 결과가 나올 것을 알기에 나는 하루를 살기로 했다.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준비해 나아가라.
짐캐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고 꿈꾸던 걸 이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게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테니까요". 사람은 공감을 할 줄 안다. 그 공감이 위로와 힘을 주지만 때로는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아무리 공감 가는 상황이어도 직접 경험한 것 만치 못하다. 그렇기에 인간은 실수하고 배우고 성장해 나아가지 않을까?
저자는 말한다. 모든 여정은 원래 힘들다고.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힘든 걸지 또는 이 힘듦을 견딤으로써 또다시 좋은 기회를 맞이할지 또는 실패자가 될지는 나에게 달렸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유명한 말이 있듯이 버티는 힘을 기르는 시기가 되어야겠다.
삶이 타인에 의해서 많이 흔들리고 있다면 벅차다면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차분하고 중용의 자세가 필요할 때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