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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땅연필 Dec 27. 2020

어떤 이를 존경해야 하는가

존경. 단어의 무게감

  누구나 존경하는 사람 한 명쯤은 있을 것이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존경일 뿐일지라도 말이다. 현존하는 사람인가? 역서적 사료로 남은 사람인가? 이런 질문의 이유는 한 가지 의문점이 들어서다. 만약 현존하는 사람 중 매우 존경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치부가 드러나는 기사를 보았다면 계속 존경해야 하는 걸까? 그 치부가 사람이라면 겪을 수 있는 실수로 반성하고 용서 받음으로써 넘어갈 수 없는 반인류적인 문제일 때 지금까지 믿어온 롤모델에 대한 배신감은 이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독서에 관심이 있는 나는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고 싶어 독서 SNS에 참여하고 있다. 그 SNS는 소설을 주제로 한 모임이다. 소설의 경험이 많지 않은 나로서는 크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무심코 소설가 중 매우 유명한 작가의 산문을 읽다가 모임에 저자 이야기를 꺼냈는데 최근에 문제적 발언으로 논란이 많은 작가였다.


  나의 무지가 부끄러웠다. 한편으로는 그 작가를 존경하며 앞으로 나아갈 문예의 길에서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가려 했던 많은 문인들의 실망감이 얼마나 컸을까 감히 공감해본다. 어쩌면 자신의 삶의 발자취가 모두 거짓으로 느껴질지도 모르는 중요한 문제다.


  한 사람 자체를 존경하기에 인간은 연약한 존재다. 사실 본질보다는 업적을 존경한 것이 아닐까? 어떤 경로로 이룬 성과일지는 뒷전이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결과만을 보고 '존경'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내뱉지 않았을까. 잠시 빛나는 유명세에 존경을 표현할 만큼 우리의 삶이 가벼운가.


  삶이 소중한 만큼 가치관을 표현해줄 '존경하는 인물'은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운이 좋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당신에게 누군가 존경을 표 한다면 그 또한 쉽게 생각할 수 없다. 당신의 인생을 뒤쫓아올 누군가를 위해서. 존경받는 순간 그 삶은 당신 혼자만의 삶이 아니다. 당신은 선한 영향력을 퍼트릴 값진 기회를 얻는 것이고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른다. 


  존경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 파해 칠 수도 없다. 반짝이는 유명세에 가볍게 존경을 표현하기 전에 내 삶의 소중함을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말은 금방 사라질 수 있어 가벼울 수 있지만 허공을 돌다 독이 되어 나를 향해 달려들지도 모른다.


  그럼 '어떤 사람을 존경해야 할까?' 질문한다면  '이런 사람을 존경해야 합니다!'라고 간단명료하게 해답을 드리진 못하겠다. 어쩌면 이 질문은 마음속에 간직해 '어떻게 살 것인가?'같은 질문처럼 인생을 살며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야 하는 중요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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