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현 Dec 01. 2022

바우하우스와 애플 / 2

디자인 이미지의 계승과 역사편찬

 1933년 나치에 의해 폐쇄되면서 그 성과가 본격적인 공업 생산으로 이어지지는 못하였지만, 바우하우스의 실험은 '근대적 예술-공업 생산품'이라는 이미지의 원형을 남기는 것이었다. 전후 독일에서, 미국의 공업 생산품에 대적하기 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길러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을 때, 바우하우스의 유산은 다시 독일 산업의 전면으로 소환되었다. 1953년 설립된 울름조형대학은 바우하우스의 이상을 계승하면서도, 보다 체계적인 디자인 개념과 교육 커리큘럼을 정비하였고, 기업과의 산학 협력을 통해 실제 공업 생산품의 디자인에 기여하였다.


 1960년대 독일 브라운사의 제품 디자인을 이끈 디자이너인 디터 람스는 바우하우스 스타일의 미니멀리즘을 대표한다. 그의 디자인은, 20세기 초 바우하우스가 만들어냈던 '예술 - 공업 생산품'의 이미지가 어떻게 공장제의 유용한 생활용품에 실제로 반영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이다. 디터 람스는 바우하우스의 이상을 일상생활 속에 구현하는 바우하우스의 첨병이었다. 바우하우스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전쟁의 시기를 뛰어넘어 독일 공업 생산품에 본격적으로 투영되었고, 비로소 일상생활 속에서 완성되었다.


 시대를 조금 더 건너, 애플의 전 수석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는 브라운사의 제품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며, 그의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원천이 디터 람스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조나단 아이브 역시도 바우하우스의 이상을 100년 가까운 시간을 넘어서까지 실행하던 바우하우스의 첨병이었는가?

작가의 이전글 바우하우스와 애플 /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