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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 Jul 13. 2022

새로운 길에 도전하다

#1. 도전, 기획자


프로 시작러 필자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록을 이곳에 남겨보려 한다.


(요약)

리서처로 일을 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회의감에,

필자는 새로운 꿈을 쫓기로 결심하고 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되는데...




데이터, 과연 팩트만 말하고 있는 게 맞아?




직무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기존의 리서치 일을 하면서 회의감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학부 시절, 필자는 통계학과도 아니면서 통계에 꽂혀 남의 전공생 수업을 참 열심히 들었었다. 막 학년 때는 타과인 통계학과 교수님들이 필자의 이름을 외워줄 정도였다.

 

어쩌다 들은 경영 통계 수업에서 통계에 매료된 이후 데이터가 주는 인사이트와 확실한 팩트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길로 데이터를 다루는 리서처의 길을 걷게 되었다.


동기들이 모두 병원과 제약사, 의료기기 공단에 취직을 할 때, 나는 홀로 리서치라는 특이한 길을 걸었다. 대학원 진학을 할지 고민도 되었으나, 학문을 연구하고 싶은 게 아니라 데이터를 다루고 싶었기에 쿨하게 대학원을 포기했었다.

(이건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 같다. 정말 자기 연구에 자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서...필자가 대학원에 갔더라면 쭈구리가 되다 못해 매일 현타를 느꼈을지도...)



졸업 논문을 준비하면서 교수님께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바로, 데이터를 그대로 보라는 것이었다.

유의미한 결과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왜 해당 데이터가 유의하지 않은지 데이터 결과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 굉장히 와닿았었다.


그러나 실제로 데이터를 다루는 현장에 나가보니...데이터를 객관적 근거로 사용하기보다 자신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기업들이 훨씬 많았다.


리서처로 맡게  프로젝트 종류로는 간단한 만족도 조사부터 졸업 논문 혹은 연구 통계에 대한 분석까지 굉장히 다양했었다. 당연히 실제 수치를 기준으로 결과를 분석하고 도출한다고 믿었는데... 글쎄, 원하는 점수에 맞춰 결과 보고서를 달라는 곳들이 실제 했었다.


처음 그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의 충격은 정말이지... 여태껏 배운 모든 것들을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연구 가설의 유의미성을 판단하는 p-value 값



통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수치를 꼽으라면 필자는 당연 p-value를 외치고 싶다.

(모델 신뢰성과 다양한 것들이 충족되어야 의미가 있지만, 어쨌든 나의 가설이 맞다는 것을 판단해주는 중요한 아이기에 이 값에 울고 웃는 것은 사실이다.)


모델이 유의하지 않다고 통계적 수치가 말을 하고 있으면, 고객사들은 이렇게 말했다.


/ 그럼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


한 번도 유의성을 위해 raw data를 건드려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는 안된다고도 배웠었고.

처음 겪는 충격에 과장님을 찾아갔을 때, 필자는 더 황당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 논문용 통계가 아니면 보통 다들 암묵적으로 그래. 원하는 결과값 맞춰서 넘겨줘./



지금 들은 말이 맞는 걸까?

물론 이런 편법을 사용하지 않는 리서치사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겪은 필드는 굉장히 이론과 원칙에 위반되는 곳이었다. 필자의 소속은 회사이고, 회사의 삯을 받고 있기에 어쩔  없이 지침을 따르기는 했었다.


'성격대로' 시리즈를 보면 알겠지만, 결국에는 회사 환경과 이런 회의감에 못 이겨 퇴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필자가 꿈꾸는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대학원에 가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아니, 실제로 데이터를 마음대로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증거자료로 활용하는 곳들도 많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데이터가 적합하게 활용되는 곳에 가고 싶은 마음




첫 사회생활의 충격을 딛고, 필자는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섰다.

애초에 리서처라는 길을 걷게 된 것이 재능보다는 단순히 필자의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은 욕심에 걷게 된 길이라, 이번에는 잘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잘할 수 있으면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직무. 그게 바로 기획자였다.


필자의 과거를 살펴보면, 전부터 소소하게라도 무언가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에 두각을 드러내곤 했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지와 일정도 직접 기획해 다녀오기도 했고, 대학시절 연극부를 만들고 연극을 올리는 것도 모두 기획과 관련되어 있었다.


특히, 단순한 예술 창작물을 기획하기보다는 지역 경찰서, 공단들과 협업해 공연을 추진하는 쪽에 더 흥미를 느꼈고,  늘 하는 조모임에서도 항상 리딩 하는 역할을 선호했었다.


생각해보면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을 굉장히 가치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렇게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애정도도 굉장히 높았다. 내가 만든 무언가라는 것이 갖는 의미는 굉장한 애착을 갖게 만들었다. 무엇을 만들던 자신도 있었다. 실패하면 어때보다는 실패하지 않을 거라는 무언의 확신이 늘 차있었다.

(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패가 더 당연할지도...)



그러나 이러한 성향과 역량만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회사에 나를 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부트캠프 수강이었다.


많은 부트캠프사가 있었지만, 필자는 제로베이스라는 곳을 선택했다.


우선은 국비 지원이 없다는 점에서 내 돈을 내면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고, 패스트캠퍼스가 이뤄놓은 길이 꽤나 의미 있는 교육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판단에서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약 4개월을 정말 살면서, 졸업 논문을 준비했던 경험 다음으로 오랜만에 열심히 무언가에 매진했던 것 같다.


앞으로의 시리즈에는 4개월 간 부트캠프를 수강하면서 느꼈던 점,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인 취준에 대한 일대기를 써 내려가려 한다.



새싹 기획자의 긴 여정은 이제 막 막을 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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