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ne Arch Bridge Festival
미네소타 명물, 스톤아치브리지에서 열리는 'Stone Arch Bridge Festival' 에 다녀왔다. 다리 위에서 열리는 건 아니었고, 다리 옆 미시시피 강을 따라 축제 부스가 쭉 이어져 있었다. 구역별로 올드카 전시, 아티스트 전시, 빈티지 마켓, 공연 무대 등 다양한 콘텐츠가 즐비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라. 이 축제에 온 이유는 매주 1군데씩 탐방하기로 스스로와 약속을 했고, 이번 주는 마침 축제가 열린다기에 혼자서 축제를 탐방하고 왔다. 평소 같으면 혼자서 축제 같은 덴 갈 생각도 안 했을 텐데, '이건 일이다. 이건 자료조사다..!'라고 생각하니까 발걸음이 좀 더 쉽게 떼 졌던 것 같다.
1. 나의 올드카에는 스토리가 있다.
가장 첫 번째로 마주한 이벤트는 올드카 전시. 미국 축제에는 갖가지 올드카를 진열하는 코너가 등장하는 것 같다. 차주들이 각자의 올드카를 주차해 두고, 뒤에 앉아 있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식이었다. 눈에 띄었던 부분은 차 앞에 소개를 써 붙여 놨다는 점. 사진과 스토리를 붙여 놓은 점이 아주 인상 깊었다. 차만 진열하는 게 아니라 차를 소유한 사람과의 이야기를 덧붙여 놓았다.
이 자동차 타이어에도 스토리가 있는 모양이다. 타이어만 따로 떼서 차 옆에서 전시를 해뒀다. 만약 타이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라며 타이어 입장에서 대변해 놓은 이야기인 것처럼 보였다. 자세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차와 쌓은 스토리를 소개하는 게 재밌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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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 아끼는 물건을 들고 나와서 소개하는 장이 열려도 재미있을 것 같다.
> 각자 제일 좋아하는 옷이라던가, 아껴신는 양말이라던가, 물건과 함께 쌓인 이야기를 함께 전시해 두는 것!
2. 궁금한 점은 써 붙여 뒀습니다~
행위 예술을 하시던 두 아티스트. 길에서 바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지나던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보고 있다 보면 궁금한 점이 슬슬 생길 텐데, 바로 앞에 자주 묻는 질문을 비롯해 이런저런 정보들을 붙여 두었다. 아티스트는 작업에 집중하고, 보는 이들은 앞에 놓인 정보를 보며 그들의 작업 현장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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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직접 작업 모습을 공개할 때도 유용하고, 아닌 경우에도 유용할 것 같다.
>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페어 현장은 바쁘기 때문에 모든 이들과 대화를 할 수 없기도 하고, 모든 정보를 다 이야기하기도 촉박하기 때문에 미리 궁금해할 정보와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두면 나의 작업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3. 우리의 정체를 쉽게 알려주지
복잡한 축제 현장에서 눈에 가장 빨리 띄는 방법은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
멀리서 봐도 레모네이드를 팔 것이란 걸 한눈에 알 수 있는 가게의 모양이라던지.
도자기 페스티벌 홍보 부스에선 직접 만든 도자기들을 문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아. 이 도자기 페스티벌에 가면 이런 걸 보거나, 만들 수 있구나!라고 직관적으로 이해가 된다.
그리고 내가 북바인딩 워크샵을 들었던 Minnesota Center for Book Arts 도 부스로 참여를 했더라. 레터 프린팅을 직접 해볼 수 있게 해 주는데, 그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워크숍의 일부를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과 동시에 찍혀 나온 포스터는 대문짝만 하게 BOOK이라고 적혀 있어 그들이 책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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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가 대거 참여하는 행사 현장에서는 눈에 띄어야 한다.
> 부스 자체로 내가 어떤 걸 팔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도 좋고.
> 부스에서 바로 내 작업을 눈치챌 수 있는 단서를 놓아두는 것도 좋고.
> 부스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와 가져갈 수 있는 기념품이 나의 작업을 인지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좋다!
4. 너의 위치는
축제 규모는 꽤 컸다. 끝에서 끝까지 직진만 하면 걸어서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부스 하나씩 들여다보면 그 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그만큼 다양한 부스가 즐비하고 있어서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건가 의아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간간히 등장하는 이 표지판. 아티스트 부스 200번대에 있습니다. 아티스트 부스 100번대에 있습니다.라고 현장 곳곳에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었다. 규모가 큰 전시일수록 나의 위치를 알려주는 정보를 비치해 두는 게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좋은 방법이다.
� : 홀로 축제를 다녀와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한국에선 좋아하는 전시를 혼자 가 본 적은 있지만, 해외에서는 처음이고, 이렇게 큰 축제도 처음이었다. 홀로 나서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관심이 가는 축제가 있어도 같이 갈 사람이 없으면 그냥 흘려보냈다. 이번에 홀로 나섰던 이유는 단 하나. 탐방을 위해! 혼자서 돌아다녀보니 역시나 같이 다닐 때보다는 재미가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의 속도로 내가 보고 싶은 것들을 볼 수 있는 건 장점이었다. 한번 다녀와봤으니 다음은 더 쉽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