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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코 Mar 11. 2023

나의 팬을 만드는 방법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하기


'캐릭터가 귀엽다! 이름이 말코래!' 말코를 보자마자 첫 눈에 반해 팬이 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캐릭터에 호감을 느끼고 말코의 '팔로워'가 되어 줄 수는 있겠지만 저 2가지 정보만 가지고 처음부터 진정한 '팬'이 되긴 어렵다는 소리다. 팔로워를 '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이야기를 일관적이고, 반복적으로 말해줘야 한다. 이 캐릭터(혹은 브랜드)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고, 그 이야기에 동감할 때 팔로워는 비로소 팬이 되어 나의 이야기에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팬을 만들고 싶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지부터 생각해 보는 게 좋다.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 즉 '메세지'를 정해야한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까?


내 콘텐츠를 봐 줄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 그렇다면 타겟을 먼저 정해야 할까?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찾아야 하니까.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될까?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 그럼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구독자분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결론은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써야 하더라. 대신 반드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전제로 깔려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구독자 분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꺼내는 것과 나와 관련없지만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꺼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억지로 하는 건 다 티가 난다.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콘텐츠에서 나의 진심이 전달된다.


가령 요즘 주식이 대세니까, 주식 관련 콘텐츠를 만들면 좋아요를 많이 얻을거야! 라고 생각한 말코가 갑자기 주식을 삽시다!라는 만화를 그렸다고 생각해보자. (참고로 나는 주식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좋아요를 많이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절대 오래 갈 콘텐츠가 아니라는 건 확신한다. 애초에 나는 관심도 없는데,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이야기를 꾸준히 한다는 건 힘든 일인데다, 진심을 다 하기도 어렵다.


물론 돈을 벌 목적이라면 내가 관심이 없더라도 잘 팔릴 수 있는 주제를 고르는 것도 좋다. 하지만 팬을 만들고 싶다면 내가 정말로 관심이 있고, 진심을 다해 말하고 싶은 주제를 고르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말고,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지를 먼저 생각해보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는 어떻게 찾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뭔지 잘 모르겠다면 내가 계속 이야기해도 지겹지 않고, 오히려 즐거운 주제를 떠올려 보자. 한 번만 이야기하고 말거라면 상관없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같은 메세지를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되기 때문에 나 스스로가 정말로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 나의 경우엔 항상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주변에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너무 즐거웠고, 그 일을 하는 과정도 행복했다. 하기 싫은 일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말코의 메세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합시다!'로 정해졌다.


나는 항상 내가 궁금했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고, 뭘 못하는 지. 그런 것들이 궁금해서 스스로 공책에 적어 보거나, 주변인들에게 물어봤다. 특히 휴학이나, 진로고민, 취업, 이직 등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나는 나를 더 자세히 알고 싶었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자주 들여다 보았다. 덕분에 '말코'라는 캐릭터를 떠올렸을 때 말코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메세지)를 쉽게 정할 수 있었다. 혹시 지금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지 잘 모르겠다면, 나 자신을 먼저 알아보길 추천한다. 나 자신을 어떻게 알아봐야할 지 모르겠다면 아래 방법을 참고해 보기를!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싫어하는 것, 못하는 것을 나열하기  

    주변에 나의 장점과 단점 물어보기 (가족, 친구, 동료, 연인 / 관계별로 물어보기)  

    나의 관심사를 마인드맵으로 정리해보기 (가지가 많아지는 부분이 나의 가장 큰 관심사!)  

    내 인생에서 임팩트있던 사건 나열해보기 (그 이유도 함께)  

    타인과 대화 주제 중에서 관심이 갔던 주제 떠올려보기  

    나의 최근 3개월 소비 내역 정리 (돈을 많이 쓰는 영역 확인)  

    나의 일주일 패턴 정리 (시간을 어디에 많이 쓰는 지 확인)  

    책을 많이 읽는다면 어떤 분야를 많이 읽는 지 체크해보기  

    나의 덕질 대상 나열해보기 (왜 좋아하는 지 쓸 것)  

    각종 성격 검사 활용해보기  


위에서 나열한 방법은 내가 나를 알고 싶을 때 썼던 여러가지 방법이다. 어디서 보고 따라한 방법도 있고, 나 스스로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다보니 효과가 있었던 방법도 있다. 포인트는 나 자신을 아는 것. 위의 방법들을 활용하거나 나의 어떤 점을 알고 싶은 지 먼저 생각해보고, 그에 적합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마음이 끌리는 대로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를 빨리 빨리 전달해 보는거다. 예를 들어 요즘 나는 영화 보는 데 푹 빠져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영화 리뷰 콘텐츠를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콘텐츠를 만들어보니 영화를 보는 것만 좋아했지 영화를 추천하고, 리뷰하는 건 별로 재미가 없더라..?!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보지 않았다면 영원히 몰랐을 것이다. 내가 영화 보는 것만 좋아했고, 리뷰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을. 일단 해보고, 3일 만에 포기해도 좋다. 호기심으로 좋아했던 건지, 아니면 계속해서 더 좋아지고, 더 하고 싶어지는 건지는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 (나도 인스타그램에서 말코 계정을 시작하기 전에 만들고, 지우기를 반복한 계정만 10개가 넘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해도 될까?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골랐다! 그런데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지,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 이야기로 팬을 만들고 싶은데,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람. 그래서 많은 브랜드 기획자들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드세요' 라고 조언한다. 내가 정한 메세지 안에서 공감을 주든, 정보를 주든, 재미를 주든 어떤 형태의 도움이든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이 굳이 시간을 써서 보게끔 만드는 콘텐츠를 만들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도 동감한다. 내가 그려 올린 만화 중 정보를 전달하거나, 큰 공감을 일으키는 이야기, 혹은 미국에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반응이 좋다.


그런데 나는 이게 참 어려웠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골라서 하라는 말인데, 만화를 그릴 때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그리는 만화도 있지만, 독자들의 반응과 관계없이 내가 진짜 그냥 그리고 싶어서 그리는 만화도 있었다.



메세지 : 하고 싶은 일을 합시다.

독자들이 필요성을 느끼는 이야기 :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는 방법 / 창작할 때 영감을 찾는 방법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가끔은 하기 싫을 때도 있다 / 새로운 화분을 들였다 / 나는 계획형인간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메세지는 같지만, 반응은 확실히 갈린다. 전자는 직접적인 필요성을 느끼고 많은 이들이 경청하는 반면, 후자처럼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이야기는 듣고 싶은 사람만 듣는다. 확실한 건 전자처럼 도움이 되는 이야기만 던지면 더 빠르게 구독자를 모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이건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많이 공감도 안 할 것 같아요. 그럼 이야기 하지 말아야 할까요?' 이건 각자의 선택에 맡기고 싶다. 나는 반반을 선택했다.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와 내가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이야기 둘 다 내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인데, 그게 무슨 문제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마음이 끌려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쏙 빼버리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만으로 만화를 계속 꾸준하게 그리기가 너무 어려웠다. 내가 지향하는 삶의 가치 중에서 '재미'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재미'없는 일을 꾸준히 하는 건 내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나 한테는 재미없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보다 어찌됐든 재미있고, 꾸준히 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었으니 이야기의 균형을 잘 이뤄보기로 했었다. 나는 1만명의 구독자를 만드는 데 2년 반이 걸렸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도움이 되는 이야기와 내가 그냥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반반 섞어서 전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더딘 성장 속도를 보고 있자면 조금 속이 상하기도 했지만 어쩌겠나. 재미 없이 안되는 인간인 걸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아무튼 이 부분은 각자의 성향과 목표에 맞게 잘 조율하면 좋겠다. 나를 봐서 알겠지만 반반도 성장을 못하는 건 아니다. 나를 보라! 어떻게든 됐다! 조금 오래 걸렸을 뿐!




마치며

내가 진짜 좋아해서, 하고 싶어서, 진심을 담아 만든 콘텐츠에는 열정, 의욕, 애정, 에너지 같은 강하고 진솔한 마음들이 함께 담겨 전달된다. 어떤 명확한 도움을 담고 있진 않지만, 내가 정말 그리고 싶어서 그린 만화도 누군가는 또 좋아해 주는 걸 보면 그런 마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처음부터 도움을 주는 이야기를 떠올리려 하면 머리가 아프다. 도움은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지를 먼저 고민해보고 난 뒤에 줘도 늦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지도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하니까 우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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