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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쌤 Jun 06. 2020

24) 내 집 마련-집 구경하기

영주권이 거의 끝나간다고 생각되는 무렵부터 집을 보러 다녔다.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서 집 보는 날짜를 정한 후 가서 보는데, 우린 아직 은행 융자를 신청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어서 중개인을 정하지 않고 우리끼리 다녔다.

주로 보았던 부동산 사이트는 viewpoint.ca였는데, 이곳 지도에는 팔려고 내놓은 집, 최근에 팔린 집들의 내부 사진들과 집의 구조, 세금, 그전의 거래 내역을 볼 수 있고, 중개인이 집을 홍보하는 글을 읽고, 중개인에게 연락을 해볼 수 있는 사이트다.             


viewpoint.ca의 지도. 파란색은 지금 팔려고 내놓은 집, 빨간색은 팔린 집이다. 출처:구글 이미지



view point에서 볼 수 있는 정보들, 출처:구글 이미지

사진에 나오는 집의 경우, 핼리팩스 다운타운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Bedford라는 지역에 있는 한 주택이다.


499.800 달러(약 4억 5천만 원), 방 4개, 욕조가 있는 욕실 3개와 변기와 세면대만 있는 화장실이 1개, 27년 되었고, 정부가 측정한 집값이 415.100불이다.


집 사진을 클릭하면 29장의 사진을 볼 수 있고, 아래에 주어진 다양한 메뉴를 통해서, 거래내역, 집의 구조와 각 방의 크기, 학군 등등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사이트와  kijiji에서 open house 하는 집들의 정보를 찾아 주말이면 집 구경을 다녔다.


오픈 하우스(open house)

오픈 하우스는 주로 토요일이나 일요일 두 시간 정도 진행하고,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약속을 잡지 않고 편하게 와서 보고 가라고 집주인이 중개인과  정해둔 시간이다. 


중개인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집 구경을 시켜주고, 질문에 답변을 해주니, 지금 당장 집을 살 계획이 없더라도 이런 기회를 통해서 캐나다에서 집 사기의 안목을 키울 수 있다.


평소 내부가 궁금했던 집이 있다면 이런 날 들어가서 구경도 할 수 있고, 집 구매에 대한 여러 질문들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다.


우리로서는 예약을 하고 누군가의 집을 방문하는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이렇게 다니다 보니 중개인들이 하는 공통적인 질문이 계약한 중개인이 있냐며 본인에게 연락을 달라고 명함을 주었다. 


중개인이 집 보는 예약도 다 잡아주고, 원하는 집 리스트를 뽑아주며, 훨씬 내가 해야 할 수고가 덜어진다며 좋은 중개인을 찾으라고 했다. 


우리가 한 첫 실수는, 주택을 살지 콘도를 살지 결정하지 못하고 두 개를 보고 다니느라 시간이 그만큼 더 들었다는 점이다.


주택은

내가 아직 버리지 못한 로망 때문이었다.


남편이 텃밭을 가꿔주고, 아이들은 뒤뜰에서 방방(트램펄린)을 타고, 친구들 데려와 자유롭게 놀다 갈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는 곳이었으면 했고, 남편은 긴긴 겨울 눈 치우지 않고, 따뜻하고, 관리할 것이 적은 콘도를 원했다.


모든 일엔 다 때가 있다더니, 주택에서 살아보니 너무 늦은 선택이었다. 


딸은 트램펄린에서 놀 나이가 훌쩍 지났고, 친구를 데려오기보다 친구랑 다운타운에서 노는 걸  더 좋아했으며, 해가 짧은 쪽에 텃밭이 있어서 채소들은 잘 자라지 않았다.


눈 치우기는 정말 노동이고, 한 번씩 집에 문제라도 생기면, 인건비, 수리비 비싼 이 나라에서 겁이 덜컥 났다.


콘도는 

우리나라의 아파트인데 관리비 개념의 condo fee가 부담스럽다.


Condo fee에 눈 치우기, 잔디관리, 건물 외부 관리, 수리비가 포함되어 있지만, 집 안에 뭔가 고장 났을 때는 내가 고쳐야 한다.


수도세는 거의 포함이며, 난방비, 실내주차장이 포함된 금액이기도 하나 콘도마다 포함 여부가 다르다.


Condo fee는 적은 곳이 200불부터 시작해서 1000불 정도 하는 곳도 있는데, 이렇게 비싸다면 아주 최근에 지어진 럭셔리한 콘도이거나, 낡아서 손 볼 곳이 많은 곳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condo fee가 얼마인지도 중요하지만, 그동안의 condo fee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를 봐야 한다고 한다. 


자주, 큰 금액으로 올랐다면, 그만큼 수리할 곳이 많거나 문제가 있는 곳일 수 있으니 이런 곳은 피하는 게 좋다.

다운타운 한 콘도의 매매 정보, 출처:viewpoint.ca

사진의 콘도는 다운타운의 비교적 새 콘도이며 한 달 관리비에 난방비, 수도세, 실내주차장 포함해서 658불, 이 금액이면 웬만한 공과금 다 포함된 방 하나 월세(room rent) 금액이다.


콘도는 사는 동안은 따뜻하고, 관리에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장점이 있지만, condo fee의 부담과 하우스에 비해 가격이 잘 오르지 않아서, 집을 팔아 이익을 보려는 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주마다, 도시마다 부동산 상황은 다름) 


재산세, 공과금 얼마나 나올까?

주택값의 1% 정도가 재산세이니 300.000불짜리 집이라면, 3천 불 정도를 일 년 제산세로 내야 한다.


주택 융자금, 기름(가스나 전기) 난방비, 수도, 전기, 인터넷, 집보험까지 하면 웬만한 월세만큼의 돈이 매달 지출되고, 집 관리와, 수리비가 비싸서 월세가 낫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우리 집의 경우도 앞에 언급한 비용들의 총합이 1.300불 정도 들고, 이 정도면 일부 공과금이 포함된 방 2개짜리 월세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럼 편하게 살지, 왜 주택을 살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주택은 가격이 꾸준히 오른다는 것이다.


얼마나 다운타운과 가까운지, 얼마나 최근에 지었는지, 얼마나 리모델링을 했는지에 따라 오르는 금액은 각기 다르고, 오르는 시간도 다르지만, 여러 주택들과 콘도의 매매가를 비교해 본 결과, 주택은 10년에 1억 원 정도가 평균적으로 올랐고, 콘도는 잘 하면 오르고, 경우에 따라선 샀던 금액 정도에 팔기도 한다.(지역에 따라 다름)


월세는 없어지는 돈이지만, 주택은 사는 동안 주택이 주는 장점들을 즐기면서, 월세에 해당하는 돈으로 유지하고, 팔 때 이익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300불씩 10년을 월세를 살면 156.000불의 돈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 금액이면 외곽의 방 2개 정도의 콘도를 살 수 있다.


노바스코샤 주는 이 월세가 세금 환급에 적용도 안된다.


물론 제산제 안 내도 되고, 집에 수리가 필요하면 관리인 부르면 되고, 눈도 안 치워도 되고 편하긴 하다.


그러나 집을 팔 때 그동안의 집 관리의 수고로움은 보상받는 셈이고, 어린아이들이 있거나, 집 가꾸기, 수리하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주택을 권하고 싶다. 


이런 복잡한 계산속에 

한 번은 내가 원하던 주택을, 한 번은 남편이 원하던 duplex(일, 이층 독립된 주택 구조, 한 층은 세를 내주어 수입이 발생함)를 사려고 시도했다가, 집주인이 원하는 금액이 커서 실패했다.


Duplex, 일층과 이층 출입구가 각각 있고, 두 세대가 살 수 있다. 출처:구글 이미지


다운타운은 집값이 너무 비싸거나 적어도 50년에서 80년 된 건물이었다.


남편은 학생이라 수입이 없었고, 내 연봉도 높지 않다는 이유로 융자를 많이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동네로 눈을 돌려야 했다.


그러다 사진도 서너 장 밖에 없어서 집 내부를 볼 수 없는, 그동안 이상한 집이라고 생각하던 집을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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