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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볕 Dec 31. 2023

새해에는 우리 더 행복해져요

2023년을 마무리하며


크리스마스의 들뜬 분위기가 지난 요즘은 연극이 끝난 후의 무대를 떠올리게 한다. 관객의 환호가 사라진 텅 빈 공연장에서 수고했다고 서로 다독이며 허전한 마음을 달래는 배우들처럼 한 해의 끝자락에서 나 역시 주변인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소중한 이들을 만나며 허한 마음을 달랬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면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쉬엄쉬엄  속도대로 걸어왔으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단정한 일상을 유지하려 애썼고, 주식투자와 글쓰기로 적은 돈이나마 벌어 가계 살림에 보태었으며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썼다.(아니, 잠시 놓은 적은 있었으나 다시 돌아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다.) 무엇보다 끈기와는 담쌓았던 내가 글쓰기를 계속해오고 있다는 사실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글을 쓰기 시작한 후로 나는 짝사랑에 빠진 느낌이다. 구애를 펼쳐 상대는 답이 없으니 말이. 1인 미디어 시대라 각종 플랫폼에 글 쓰는 '작가'들이 넘쳐나고, 거기다 '잘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럴 것이다. 말과 글의 홍수 속에서 떠밀리지 않기 위해 두 다리에 바짝 힘을 주고 버티고는 있지만 노력 대비 성과가 너무 미미하여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 잠시 떠난  있지만 결국 다시 돌아온 걸 보면 글을 향한 마음이 크다는 깨닫게 된다.


아, 생각해 보니 그래도 가끔씩 선물을 받은 적이 있었네. 오마이뉴스 생활면 기사가 네이버 메인에 실렸고, 브런치스토리에 썼던 글들이 다음 메인과 브런치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쓰라고 가끔씩 당근을 안겨준 모양이다.


글을 쓰며 만족할만한 성과가 따라온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과정의미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과 글에 담긴 다른 이의 다채로운 생각들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 나만의 빛깔로 알맞게 숙성되어 삶의 양분이 되어주니 말이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다독 多讀), 많이 쓰고(다작 多作), 많이 사색(다상량 多商量) 해야 한다는 송나라 문인 구양수의 말이 있다. 이런 삼다법은 곧 삶을 윤택하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가오는 새해에도 나는 글을 쓰는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그 길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읽고 쓰며 풍성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더욱 깊어질 수 있길 바란다. 글과 삶 모두.


PS. 새해를 앞두고 포근하게 눈이 내렸다. 하얀 세상이 동화처럼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것 같다. 분명히 다 잘 될 거라고.



한 해 동안 모두 애쓰셨어요.

2024년에는 우리 더 행복해져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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