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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볕 Feb 21. 2024

SNS에 대한 요즘의 내 생각은...

중년 주부, 뒤늦게 인스타를 시작했습니다


한때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SNS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다. 타인의 삶의 하이라이트와 '날 것 그대로의 내 일상'을 비교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 삶을 불행에 빠뜨리는 원흉(?)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가급적 멀리하려 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스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 다녔다.


그러던 내가 우연한 계기로 인스타시작하게 되었으니 바로 재작년에 참여했던 글쓰기 모임의  멤버로 인해서였다. 그분의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는데 당시 오십 중반넘으셨던 것 같다. 나이가 주는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산뜻하고 밝게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인스타로도 이웃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너무 시대에 뒤처져 있는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SNS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틀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 거기다 내가 꿈꾸는 글을 업으로 삼는 삶다가가려면 다양한 소셜미디어 활용은 필수였다.


그래서 1년 반 전 인스타를 시작했고 생각보다 빠르게 팔로워를 늘려다. 하지만 이 놈의 고질병인 의지박약이 문제였다. 뭘 하든 '반짝' 성과를 내는 건 잘하는데 길게 이어가질 못해 어느 정도 성장의 궤도에 올랐던 널을 일 년 가까이 방치하다 올해부터 다시 물을 주고 가꾸고 있다.


인스타를 하며 깨달은 건 소셜미디어마다 특징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블로그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브런치스토리는 문학적 감성을 담은 글이나 직업과 연관된 전문적인 분야의 글들이 많다. 두 플랫폼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영상보다는 텍스트와 이미지가, 짧은 메시지보다는 긴 호흡으로 쓰인 글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선 공통점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인스타는 반짝하고 떠오른 찰나의 감성을 담는 플랫폼이고 텍스트와 사진보다 짧은 문장과 릴스(영상)가 각광받다 보니 긴 글을 선호하는 내 입장에선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조금씩 매력을 깨달아가고는 있지만 아직은 남의 집에서 어정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내 처럼 편안해질 날이 오겠지.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마음을 나누는 일인 것 같다. 아무리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난다 하더라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이기에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한 듯한 댓글보다는 제대로 콘텐츠를 보고 마음을 담아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댓글이 상대에게 훨씬 깊게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뒤늦게 시류에 합류했는데 요즘 들어 SNS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지고 있다. 그동안 문제시되어 온 소외. 불안에 더해 새롭게 불거지고 있는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 틱톡,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흥밋거리 위주의 짧은 영상이 사용자들을 도파민에 의존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바로 그것이다.


SNS로 인한 폐해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도 내가 그만두지 않고 계속하려 이유는 시대의 흐름에 발이라도 담그기 위해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함께 가야 하는 관계이니 요즘은 SNS를 삶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활용해 보려고 노력 중이다.


최근 뜨거운 이슈인 중독에 관한 부분은 사실 아직까지 내겐 큰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지앞으로 혹여나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운동을 하고 식단을 조절하는 것처럼 자기 관리의 영역에 넣어 점차 사용시간을 줄여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비단 SNS뿐 아니라 앞으로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 삶에 파고들 더 자극적인 오락거리들에 맞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 길러야 하는,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본다.


반면 타인과의 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를 위축되게 만드는 부정적 요소이기에 얼마 전부터는 이런 감정이 들 때면 주관적인 해석은 배제하고 객관적인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직시하고 노력하되, 내가 남보다 못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때 나를 마음의 지옥에 빠뜨렸던 열등감을 긍정적인 성장의 동력으로 바꾸어고 있다. 


중요한 건 여기서 당위는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노력에 대한 성과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또 다른 스트레스에 발목 잡히게 되므로 꾸준히 노력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되면 좋고 안 돼도 괜찮다'라는 마음자세를 갖는 것이 평상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기한  요즘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는 거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웃님들의 글을 보고 공감을 누른 적이 꽤 있으니. '남들처럼', 또는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 나를 다그치던 과거의 분위기에서 나를 돌보고 다정하게 대하는 쪽으로 변화해 가는 요즘의 사회 분위기가 다수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준 것이겠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SNS지만 어쨌거나 이미 우리 삶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서 떼려야 뗄 수도 없으니 단점보다는 장점을 잘 취해서 삶을 비옥하게 일구는 도구로 사용해야 할 것 같다. 년의 나이에 세대와 성별을 넘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단단한 생각의 틀을 깨고 사고를 확장해 갈 수 있는 건 분명 SNS 덕분이니까.


글을 써 놓고 보니 자칫 SNS 예찬론으로 읽힐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기업들의 무책임한 경영이나 SNS의 오남용으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되어야 하는 건 너무 당연하므로, 개인의 입장에서 SNS를 좀 더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고 싶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인스타와 가까워지며 관계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요즘이다. 정성껏 가꾼 많은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앞으로 내 세계를 어떻게 일구어나갈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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