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웰컴즈걸스, 소프트웨어로 경계를 넘는 우리들의 이야기
여러분은 평소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나요?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 중 관련 분야에서 일하기를 꿈꾸거나, 혹은 이미 시작한 분들도 있을텐데요. 지난 11월 25일, 우리보다 조금 더 일찍 시작하여 현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한 획을 긋고 있는 연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보았습니다.
바로 테크 분야 여성 진출 제고를 목적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웰컴즈걸스(Software Welcomes Girls, SWWG)' 인데요. 벌써 9회를 맞이한 '웰컴즈걸스(Welcomes Girls)'가 올해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공동 주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부 특강, 2부 멘토링으로 진행된 그 날의 현장을, 다시 한번 살펴볼까요?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행사는 크게 2가지 섹션으로 진행되었는데요. 1부 특강에서는 각 분야별로 실무 경력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와 연사들의 학습 노하우를 공유하는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어 2부에서는 현업 종사자들의 직무별 멘토링 시간을 가졌는데요. 여성 테크 커뮤니티(걸스인텍, 위민후코드, XXIT)가 멘토로 참여하여 진행 되였습니다.
1부 사회는 윤지향 아나운서가 맡아서 진행했는데요. 웰컴즈걸스 행사 취지를 소개하고, 주관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황종성 원장님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정연정 대표이사님의 축사로 1부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첫번째 강의는 조유성 연사님의 <어떤 개발을 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시작되었습니다.
조유성님은 현재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프론트엔드(Frontend Developer)* 테크리드**로 일하고 있는데요. 토스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도 좋은 강연으로 호평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가 어떻게 5년차 개발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개발을 해야할 것인지 그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①프론트엔드(Frontend): 주로 웹, 모바일 솔루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는 개발을 뜻함. 사용하는 언어로는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이 있다.
②백엔드(Backend): 웹사이트나 웹 애플리케이션 또는 모바일 솔루션의 프로세스와 관련된 서버측(server-side)과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해주는 기술. 사용 언어는 PHP, Node.js(노드), 자바스크립트, C++, 자바(Java), 파이썬(Python) 등이 있다.
☞ 프론트엔드가 눈에 직접적으로 보여지는 영역이였다면, 백엔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서버에서 작용하는 기술을 다루는 차이가 있다.
**테크리드(CTO): 개발 분야 기술 책임자
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가?
- 깊이와 폭에 대한 이해
조유성 연사는 개발에 대해 '깊이와 폭'을 각각 차례대로 이해해야한다고 접근했어요.
* 깊이 ☞ 내 기술이(코드가) 왜 돌아갔는지(왜 안 되는지) 아는 것
** 폭 ☞ 내 영역이 아닌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국내외 개발 커뮤니티의 트렌드를 살피는 것
이렇듯 내가 아는 것에 대해 더 깊게 탐구하고,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도 넓게 지식을 뻗어간다면 장기적인 커리어 방향성을 세우는데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였죠. 깊이와 폭을 왜 키워야하는지, 어떻게 넓힐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깊이와 폭을 넓힐 수 있는 질문들
*깊이 키우기
- 당연한 것에 의문 갖기(왜 이렇게 나누었을까?, 이렇게 나누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 블랙박스를 줄이기
- 코드가 작성된 의도를 추측하기(CONN_MAX_AGE는 어떤 역할을 하는 설정값일까?, 왜 strict mode를 켜면 useEffect()가 두번씩 호출될까? 등)
*폭 넓히기
- 의식적으로 다양한 기술 사용해보기
- 개발과 상관없는 것과 연관시켜보기
- 유명한 프로그래머의 에세이 읽어보기
그렇다면 깊이와 폭을 키운 후, 개발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뒤에 사람이 있고, 결과적으로 사람을 위해 기술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 접근성 문제(우리가 개발하는 언어들은 영어로 이루어져 있음)와 정보 접근성이 차별받지 않는 기술의 활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죠. 또한 요즘 떠오르는 머신러닝(딥러닝)의 구조적인 알고리즘적 편향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할 것입니다.
사람과 기술을 존중하는 개발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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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김종민 연사님의 <I love my job!> 주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김종민님은 현재, 구글(Google) UX 시니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코드로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과, 인터랙션*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그는 <일은 배신하지 않는다> 저자로도 유명한데요.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UX 엔지니어(User Experience Engineer): 사용자 경험(이하 UX) 개선 또는 새로운 경험 제공 목적으로 디자인 아이디어를 만들고 UX 향상을 성취했는지 검증하는 개발자
**인터랙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작품 간의 상호작용을 조정하여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분야
나는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24살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제대 후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며 본인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고 해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없는데,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라고요.
그러던 중, 친한 친구가 전단지 하나를 들고 PC방으로 찾아왔어요. 직업전문학교의 웹 디자이너 커리큘럼 전단지였죠. '같이 한 번 들어볼까?' 생각으로 시작해보게 되었고, 그렇게 면접까지 가보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부산에서 1400만원 연봉의 웹 디자이너로 취업으로, 그의 꿈이 시작되었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말에 일할정도로, 일이 정말 재미있었지만.. 학력도 경력도 없는 그가 취업이 수월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월급을 첫 달부터 받지 못한채로 일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 때 오직 '재미' 하나로 일하던 그는 1년간 포트폴리오를 쌓는데에 집중했고, 서울에 있는 유명 에이전시로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기는 도전할 수 있는 자극을 주는 것 같아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가 월급을 제 때 받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해보자라는 도전을 하게 된 것 같다고 해요. 이렇듯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그는 성장했다고 합니다. 꿈을 갖고 계속 일과 공부를 병행해왔고, 30살에는 결국 뉴욕으로 진출하여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3년째 되던 해, 취미로 웹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는데요. 이 사이트가 유명해지면서 실리콘밸리의 여러 회사들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게 되고, 구글로 이직하게 되었죠. 지금도 이 사이트는 온라인에서 굉장히 유명하구요.
그는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인정받는 작품에서는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예술 분야의 대가들처럼, 한 분야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해요. 나이가 들어도 계속해서 나의 '일'을 하고 싶다는 그는 일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사랑하는 일을 찾고, 즐겼더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구요. 여러분도 내가 사랑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김종민 연사의 다양한 작품 구경하기
- 유튜브
- 블로그
마지막으로, LG 유플러스에서 20년간 근무하며 빅데이터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을 맡고있는 장진수 팀장님의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초보 개발자가 리더가 되기까지> 라는 주제로, 대학 졸업 후 LG에 입사하게된 이야기로 시작해 지난 6월, Women in IT awards 빅데이터 분야의 수상까지 이어진 그녀의 커리어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대학 졸업 후, 그녀는 LG텔레콤의 5기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다고 해요. 신입 30명 중에서 여성은 장진수 연사님이 유일했다고 합니다. 입사 후 20년간 NMS* 개발팀에서 팀원으로 근무하다 2022년부터 빅데이터 엔지니어링팀을 맡게 되었습니다.
*NMS(Network management system):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
입사 후 처음에는 뭘 해야할지 잘 모르고, 기술 용어도 낯설었다고 해요. 선배들을 쫓아다니며 질문을 하고, 여러 서적을 구매하거나 공부를 통해 업무 지식을 쌓았다고 합니다. 모르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처음엔 굉장히 어려웠죠. 기술 용어도 거의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부담감이나 두려운 마음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에 대한 시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다보게 되면, 그것이 나의 '기술'로 자리 잡게 되고, 나의 '경험'이 된다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어렵지만 하나씩 해 나아가다보니, 고민하고 개발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해요.
정말 관심이 없던 분야에서, 주어진 일을 그저 열심히 하다보니 이렇게 흘러온 것도 분명 있을 거예요. 그러나 누군가 "이거 해보겠니?" 라고 했을 때 "저 못하겠어요."라고 했다면 지금의 장진수 연사는 없을 것 같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고 잡는게 맞아요
또한 여성 개발자로 살아가는 것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능력 또한 남성과 같죠. 단지 생김새, 신체적인 조건만 다를 뿐입니다. 이 것은 개발 업무를 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구요. 여러분 모두 관심이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 일을 꼭 찾기를 응원합니다 !
◆장진수 연사의 인터뷰 자세히보기
- 신입 30명 중 여자는 나 혼자"…한국 IT 업계 뒤집은 개발자
- 장진수 LG유플러스 팀장…수상 편견 깨고 데이터 전문가 된 '1세대 여성 IT 개발자'
앞서 진행된 특강의 연사분들과 현장 참여자간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전자신문의 성현희 기자가 세 연사와 함께 진행 해주셨는데요. 현장에서 나온 질문 몇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공통질문 -
Q. 오늘의 주제가 '소프트웨어로 경계를 넘어 성장하는 내 일'인데요. 세분께서는 소프트웨어로 어떤 경계를 넘어 성장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장진수) 조직 내에 여성은 저밖에 없었고, 전공자가 아니었어요. 그러나 끊임없는 노력으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저의 기술이, 이 자리에 있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김종민) 저의 일대기가 경계를 넘어 성장하는 이야기 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 목표는 항상 '정점에 있는 사람이 되자'인데요. 이런 저의 과정에 소프트웨어 자체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조유성) 저에게 경계는 어떻게보면 전공(철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저에게 걸림돌은 아니었어요. 저의 일부라고 생각하지만, 쉽지는 않았을 수 있었다고 생각은 합니다.
- 조유성 테크리드 -
Q. 프론트엔드를 해보며 재미를 느끼긴 했지만, 이 분야로 취업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어떠한 이유로 프론트엔드 직무를 선택하셨는지, 근무하는 것이 만족스러우신지, 풀스택이나 백엔드 등 다른 직무로 전환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저는 2005년쯤 부터 개발을 취미로 시작했었는데요. 흥미 위주로 백엔드, 프론트엔드 구분하지 않고 이것저것 해봤던 것 같아요. 그러다 공모전을 통해 기업의 인턴으로 근무하게 되었죠. 이 때 프론트엔드로 근무를 했고, 이후 토스에서는 풀스택 직무로 취업하게 되었지만, 팀 내부 논의를 통해 풀스택에서 프론트엔드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직무가 나의 성향에 맞는지를 잘 살펴보고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종민 UX 엔지니어 -
Q. 구글에 입사제의를 받은 포트폴리오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 영감을 얻어 콘텐츠를 구현해낸다고 하셨는데, 평소 이런 영감을 얻기 위해서 본인만의 팁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A. 작업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가 쌓여있다면, 특별한 영감을 받지 않더라도 일상 속 모든 자극들이 작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소 가족한테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코딩을 배우세요! (웃음)
- 장진수 팀장 -
Q. 초보 개발자였을 당시 어떤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셨는지, 그리고 팀장이 된 현 시점에서 바라보는 신입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이 어떤건지 궁금합니다.
A. 개발에 녹아있는 쿼리 등이 어려웠습니다. 또한 데이터에 대한 모델링 지식과, 어떻게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요. 이걸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또한, 버그들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케이스들을 통해 빠르게 캐치하고 오류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사용자의 입장에서 개발할 수 있는 역량과 인사이트를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이 외도 현장에서 많은 질문이 쏟아졌는데요. 세 연사분들에게 직접 궁금한 점을 묻고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2부 멘토링을 진행하는 여성 테크 커뮤니티 멘토들이 직접 나와 커뮤니티를 소개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걸스인텍, 위민후코드, XXIT 총 세 커뮤니티가 참여했는데요. 이어 진행된 그룹 멘토링에서는 에듀테크, 서비스 기획, 프론트엔드, AI/데이터, ios 개발 등 직무에 있는 현직자들의 경험과 조언을 나누었습니다.
(2부 멘토링 콘텐츠도 추후 게재될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 밖에도 현장 참여자 경품 추첨, 기념품 증정, 포토부스 등 다양한 이벤트로 참여자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경품 추첨은 연사분들이 직접 제비뽑기를 진행하여 현장에 재미가 더해졌답니다! 배움과 더불어 참여자들의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것을 끝으로, 웰컴즈걸스(Welcomes Girls) 1부 프로그램은 마치게 되었는데요. 이번 행사가 각 분야의 연사들의 경험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용기와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소프트웨어로 성장하는 내 일을 그리는 여러분의 내일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D
본 프로그램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업무 협약 사업으로 공동 주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