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증시 개장식에 참석하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방침을 밝혔고,
이에 발맞추어 기재부에서도 지난 7월 25일 국내 투자자 보호 및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금투세를 폐지하고 현행 주식 양도세 체계를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2024 세법개정안을 발표하였다.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투세 폐지 여부가 가장 관심갖는 이슈 중 하나이며, 정치권에서도 금투세 폐지를 두고 논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금투세는 어떤 세금이길래 이렇게나 많은 논란이 있는 걸까?
우선은 현행 소득세법 상 과세 방법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행 소득세법 상 금융투자로 발생하는 소득은 이자·배당소득(= 금융소득), 양도소득, 그리고 비과세(과세제외)소득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예금, 적금, 채권 등에서 얻는 이자는 이자소득으로 과세되고, 주식배당금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로 얻는 소득은 배당소득으로 과세되며, 세법상 대주주의 국내 상장주식 매매차익 또는 해외주식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으로 과세되는 식이다.
이처럼 현재 금융투자로부터 얻는 소득은 소득세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소득이 구분된다.
이러한 현행 과세방식은 동일한 성격의 투자 이익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투자했으냐에 따라 소득 구분이 달라지거나 아예 과세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매매차익 성격임에도 펀드 투자를 통해 얻는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해외주식에 투자하여 얻는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으로 과세되는 반면, 채권 투자를 통해 얻는 매매차익은 비과세된다.
내가 만약 펀드 투자자라면 매매차익에 대해 15.4% 세율로 원천징수되고, 한 해 동안의 금융소득을 합하여 연 2,000만원 초과 시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최저 15.4%부터 최고 49.5% 세율로 종합과세 될 것이다. 이를 금융소득종합과세라고 한다.
만약 해외주식 투자자라면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으로 구분되어 22% 세율로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납부 의무가 발생할 것이다. 이 때, 해외주식 매매차익이 연 250만원 이하라면 양도소득 기본공제금액 이내라 추가로 발생하는 세금은 없을 것이다.
만약 채권 투자자라면 매매차익은 소득세법 상 과세소득으로 열거되어 있지 않아 비과세되므로 세 부담이 전혀 없을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매매차익이지만 어디에 투자하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다소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
금투세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불합리를 해소하기 위해 신설된 세목이다. 금융투자소득은 금융투자상품으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소득을 의미하는데, 주식, 펀드,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으로 발생하는 소득을 한데 묶어 과세함으로써 어디에 투자하든 동일하게 금투세로 과세된다.
이처럼 금투세가 시행된다면 현재의 금융소득은 없어지게 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예금, 적금, 채권 이자나 주식배당금과 같이 원본손실 가능성이 없는 소득은 여전히 금융소득으로 과세되며 연간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 시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적용될 것이다.
금투세의 주요 특징을 좀 더 살펴보자.
금투세는 종합과세가 아닌 분류과세 세목이다. 현행 소득세법 상 소득은 크게 종합과세 소득과 분류과세 소득으로 구분된다.
종합과세 소득에는 금융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이 해당되는데, 이러한 종합소득은 합산하여 다음해 5월 종합소득세로 확정신고·납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면에 분류과세 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따로 과세된다. 주택 등 부동산이나 주식 매도로 얻는 양도소득, 퇴직소득 등이 대표적인 분류과세 소득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사업소득, 근로소득 등과 달리 수 년 간 쌓여온 소득이 일시에 큰 금액으로 실현된다. 만약 이러한 소득을 종합소득과 합산 과세한다면, 누진세율 구조로 인해 높은 세율이 적용되어 지나치게 큰 세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따로 분류과세 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소득 내에서 발생한 손익은 통산이 가능하며, 손익 통산 후 남은 손실금액에 대해서는 향후 5년 간 이월공제도 허용된다.
예를 들어, 펀드 투자로 1,500만원 손실이 발생했고 해외주식 매매로 500만원 이익을 얻었다고 가정해보자. 현행 세법에 따르면 펀드 투자로 발생한 1,500만원 손실은 해외주식 매매차익과 통산되지 않고 그대로 소멸되며, 해외주식 매매차익 500만원에 대해서는 250만원 공제 후 남은 잔액에 대해 22% 세율로 해외주식 양도세가 과세된다. 전체로 보면 1,000만원 투자 손실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이 발생하는 것이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펀드 투자로 발생한 1,500만원 손실과 해외주식 매매차익 50만원이 통산되어 그 해에는 금융투자소득이 (-) 1,000만원이 되며, 해당 결손금은 향후 5년 간 이월되어 매년 발생하게 될 금융투자소득과 통산된다.
공제금액은 어떻게 달라질까?
현행 소득세법 상 금융소득은 공제금액이 따로 없고, 국내 상장주식 및 해외주식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연 250만원 공제금액이 적용된다. 금투세의 경우에는 그룹별로 공제금액이 달리 적용되는데 국내상장주식 등 금융투자소득 그룹에는 연 5,000만원이 공제되며, 그 외 기타금융투자소득 그룹에는 연 250만원 공제금액이 적용된다.
세율은 어떻게 될까?
현행 소득세법 상 금융소득은 지급 시점에 15.4% 세율로 원천징수 후 연간 금융소득 합계액 2,000만원 초과 시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하여 최저 15.4%부터 최고 49.5% 세율로 종합과세된다.
국내주식 양도소득이라면 중소기업 여부, 보유기간, 과세표준금액에 따라 최저 11%부터 최고 33% 세율이 적용되며, 해외주식 양도소득이라면 22% 세율로 과세된다.
반면에 금투세가 시행되면 과세표준 3억원까지는 22%,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7.5% 세율로 과세된다.
지금까지 보면 현행 규정이 갖고 있는 불합리한 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꽤나 합리적인 세금이라 생각될 수 있는데, 왜 2024 세법개정안에는 금투세 폐지 내용이 담기고 금투세 폐지를 두고 논란이 큰 걸까?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아마도 국내상장주식 투자자 분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국내상장주식 등 금융투자소득에는 연간 5,000만원 공제금액이 적용되므로 금투세가 시행된다 해도 연간 5,000만원 넘는 매매차익이 발생하여 실제로 금투세를 내야 하는 국내상장주식 투자자 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금투세 시행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세금 부담이 발생하는 투자자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증권시장을 세계 시장과 비교했을 때에 아직도 경쟁력이 부족하고 국내주식시장이 충분히 건전하다고 인정받지 못하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 등 여전히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상장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기존에는 비과세되던 것이 과세로 바뀌게 된다면 주식 투자자 분들 입장에서는 국내보단 해외주식 투자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국내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된다면 대부분의 국내주식 투자자 분들에게는 직접적으로 세금 부담이 발생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국내주식시장 약화 및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이 국내주식 투자자 분들 입장에서 금투세 시행을 반대하고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금투세는 현행 소득세법 상 이미 그 근거가 마련되어 있고, 단지 부칙에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7월 25일 기재부에서 발표한 2024 세법개정안 내용대로 금투세가 폐지되기 위해서는 국회 통과가 필수적이다. 만약 통과하지 못한다면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된다.
연말까지 약 4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세법개정안 내용대로 금투세 폐지될 지 아니면 예정대로 시행될 지, 투자자 분들이라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
※ 위 내용과 달리 적용될 수 있으며, 개별적인 질문은 상담 신청을 통해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forms.gle/5x1Kf8f5WMBWm5kq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