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하나를 통해
바퀴벌레에게 2가지 가르침을 받았다.
마쓰시타 전기의 가도마공장
주방기기 사업부에서는
바퀴벌레 3만 마리를 키웠다고 한다.
바퀴벌레를 키우며 습성을 파악하여
퇴치기를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이 바퀴벌레 이야기를 읽고 나서
바로 이전 글
'나는 나의 솜씨다'를 쓰고 발행했다.
나에게도 바퀴벌레 같은
없애야 할 것들이
3만 가지쯤 있을 테니,
그 3만 가지를 애정 같은 정성으로 키우며
습성을 파악하여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없애 보고자 했었다.
그렇게 시작한 글이 처음 생각보다
더 좋은 시도를 하게 했고, 글도 되었다.
그 시도는 아주 효과적이어서
지금도 '나는 나의 솜씨다'에서 쓴 대로
실천하고 있다.
간략하게 얘기하면 이런 거였다.
내 생각과 행동은 내 삶의 이야기가 된다.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타인을 바라보듯 관찰하고
그게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러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발견되면
그 생각과 행동을 퇴고하듯 고치고 다듬어
잘 다듬어진 한 편의 이야기처럼
나를 완성하자는 것이었다.
실시간으로 나의 이야기를 감상하며
내가 원하는 대로 시나리오를 수정한다.
-'나는 나의 나솜씨다' 중-
그 실천으로 한 가지 알아낸 것은
나는 항상 꾸준히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거였다.
여러가지를 꾸준히 실천했지만,
그중 하나를 꾸준히 실천하지는 않았다.
라는 걸 깨달았다.
매일 당수가 천 개 기술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이제, 지금까지의 여러 가지 시도 중
가장 내게 맞는 하나의 당수를 정해
천 개 기술을 이기는
매일 당수로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다.
이게 바퀴벌레에게서 배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스토리텔링이다.
바퀴벌레 3만 마리를 키우며
습성을 파악해서 개발한
바퀴벌레 퇴치기! 라는 이야기는
얼마나 설득적인가?
기업이든 브랜드는 나 자신이든
설득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 하나를 가진다는 건
엄청난 경쟁력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아는 얘기지만
바퀴벌레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생각하니
왠지 색다르고 강렬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에 관한 책을
찾아 읽어보게 되었다.
벌써 한 권을 뚝딱했고 새로운 책을 읽고 있다.
스토리텔링에 대한 새로운 인지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된다.
스토리텔링은 반드시 인지하고 있었어야 할
중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한 권을 읽었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딱 하나다.
어느 IT 회사의 대표가
ID 카드를 깜빡 잊고 출근했는데
경비원이 아무리 대표라도
ID 카드가 없으면 통과할 수 없다고 한 것.
결국, 대표가 집으로 돌아가 ID 카드를 가져와서야
출근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경비원은 경비책임자로 진급했다는 이야기.
-스토리텔링의 기술, 클라우스 포그 외 2인 지음, 멘토르.
의 내용을 생각나는 대로 적음-
이 이야기를 통해 보안이 생명인
이 IT 회사의 신뢰도가 얼마나 높아졌을까?
그냥 이게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이 아닐까?
이 스토리텔링을 알고 모르고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몇권의 책을 더 읽고 생각이 정리되면
스토리텔링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
나에 대한 인지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인지를
바퀴벌레 선생 덕분에
할 수 있었으니
이에 감사를 표한다.
감사는 하지만,
내 방에 나타난다면
죽여버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