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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일웅 May 01. 2023

바퀴벌레 선생께 감사드림

단점에 대한 연모 그리고 스토리텔링


짧은 이야기 하나를 통해

바퀴벌레에게 2가지 가르침을 받았다.


마쓰시타 전기의 가도마공장

주방기기 사업부에서는

바퀴벌레 3만 마리를 키웠다고 한다.

바퀴벌레를 키우며 습성을 파악하여

퇴치기를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이 바퀴벌레 이야기를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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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솜씨다'를 쓰고 발행했다.


나에게도 바퀴벌레 같은

없애야 할 것들이

3만 가지쯤 있을 테니,

그 3만 가지를 애정 같은 정성으로 키우며

습성을 파악하여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없애 보고자 했었다.

그렇게 시작한 글이 처음 생각보다

더 좋은 시도를 하게 했고, 글도 되었다.


그 시도는 아주 효과적이어서

지금도 '나는 나의 솜씨다'에서 쓴 대로

실천하고 있다.


간략하게 얘기하면 이런 거였다.


내 생각과 행동은 내 삶의 이야기가 된다.

지금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타인을 바라보듯 관찰하고

그게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러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발견되면

그 생각과 행동을 퇴고하듯 고치고 다듬어

다듬어진 한 편의 이야기처럼

나를 완성하자는 것이었다.


실시간으로 나의 이야기를 감상하며

내가 원하는 대로 시나리오를 수정한다.

-'나는 나의 나솜씨다' 중-


그 실천으로 한 가지 알아낸 것은

나는 항상 꾸준히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거였다.

여러가지를 꾸준히 실천했지만,

그중 하나를 꾸준히 실천하지는 않았다.

라는 걸 깨달았다.


매일 당수가 천 개 기술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이제, 지금까지의 여러 가지 시도 중

가장 내게 맞는 하나의 당수를 정해

천 개 기술을 이기는

매일 당수로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다.


이게 바퀴벌레에게서 배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스토리텔링이다.


바퀴벌레 3만 마리를 키우며

습성을 파악해서 개발한

바퀴벌레 퇴치기! 라는 이야기는

얼마나 설득적인가?


기업이든 브랜드는 나 자신이든

설득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 하나를 가진다는 건

엄청난 경쟁력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아는 얘기지만

바퀴벌레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생각하니

왠지 색다르고 강렬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에 관한 책

찾아 읽어보게 되었다.

벌써 한 권을 뚝딱했고 새로운 책을 읽고 있다.

스토리텔링에 대한 새로운 인지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된다.

스토리텔링은 반드시 인지하고 있었어야 할

중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한 권을 읽었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딱 하나다.


어느 IT 회사의 대표가 

ID 카드를 깜빡 잊고 출근했는데

경비원이 아무리 대표라도 

ID 카드가 없으면 통과할 수 없다고 한 것.

결국, 대표가 집으로 돌아가 ID 카드를 가져와서야 

출근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경비원은 경비책임자로 진급했다는 이야기.

-스토리텔링의 기술, 클라우스 포그 외 2인 지음, 멘토르. 

의 내용을 생각나는 대로 적음-


이 이야기를 통해 보안이 생명인

이 IT 회사의 신뢰도가 얼마나 높아졌을까?

그냥 이게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이 아닐까?

이 스토리텔링을 알고 모르고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몇권의 책을 더 읽고 생각이 정리되면

스토리텔링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




나에 대한 인지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인지를

바퀴벌레 선생 덕분에

할 수 있었으니

이에 감사를 표한다.

감사는 하지만,

내 방에 나타난다면

죽여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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