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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릭 Jan 26. 2024

새해를 시작하면서 가장 잘한 일

헬스장 등록

2024년 1월, 새해를 시작하면서 가장 잘한 일은 집 앞에 헬스장을 등록한 일이다. 슬금슬금 운동을 시작했던 건, 작년 11월 말부터였다. 뉴질랜드에서도 홈트를 꾸준히 하겠다고 다짐하며 거의 오자마자 요가매트를 샀었다. 하지만 운동다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부분 스트레칭할 때 요가매트를 사용했다.


이상하게 잠을 많이 자는 날도 아침부터 피곤하고 매일 만성피로에 시달리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11월 말에 필라테스 수업을 결제했다. 물론 필라테스는 비싸지만, 신규회원에 한 해서 50불(한화 약 4만 원 정도)을 내면 2주 동안 무제한 수강을 할 수 있는 곳이 집 근처에 있어서 큰 마음먹고 결제했다. 말이 무제한이지, 시간대가 오전에 몰려있어서 일하는 날에는 많이 못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나'라는 인간은 돈이라도 써야 아까워서 운동을 한다는 값진(?)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나의 자유의지에만 맡기지 않고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 싶었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던 건, 단기선교를 다녀오고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에 헬스장 트라이얼을 신청하고 시작했다. (트라이얼은 무료체험과 비슷하다.) 플랫메이트도 함께 시작했던 것이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그 후엔 각자 일을 시작하면서 같이 다니진 못하고 있지만,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나는 헬스장을 꾸준히 다니고 있다. 주 4회 이상으로 거의 매일 시간을 내서 가고 있는 나를 칭찬한다.

내가 다니는 헬스장 벽지 아저씨... 눈에서 불이 나오는 것 같다ㅋㅋ


이렇게 내가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헬스장이 집에서 도보 5분 거리로 아주 가깝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헬스장이 사람으로 북적이지 않고 쾌적하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필라테스보단 헬스가 저렴해서 헬스로 정한 이유도 있었다. 집에서 20분 걸어가면 더 저렴한 헬스장이 있지만, 그곳은 사람이 너무 북적이고 무엇보다 20분 걸어가는 건, 진입장벽이 꽤나 높아서 돈이 조금 들어도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 정했다.


또 헬스장에 가서 빡세게 운동을 하고 오면 몸은 힘들어도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이런 성취감도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좋은 자극제가 된다. 다른 사람과 경쟁이 필요 없고 그저 나와의 싸움을 성실하게 이어간다고 할까. 시간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나의 스케줄에 맞춰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함께 헬스장에 갈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한국에서 혼자 헬스장을 다닐 때 헬스가 너무 지루하기만 했는데, 플랫메이트들과 같이 헬스장에 다니면서 헬스도 즐겁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요즘은 서로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같이 자주는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어쩌다 같이 할 때 즐겁다. 확실히 운동 메이트가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나 듣고 싶은 콘텐츠를 들으면서 운동하는 것도 지루하지 않게 운동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만약 내가 돈만 생각했더라면 헬스장 등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이렇게 저질체력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절박한 심정이 생기니, 돈이 좀 들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운동 습관을 만들고 싶었다. 당장 코 앞에 먹고사는 일로 걱정할 때가 있긴 하다만 그보다 좀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오늘 나에게 투자하자 싶었다. 


돈은 없지만, 시간 부자인 요즘. 시간이 많으니 여유롭게 자기 계발할 수 있고 나만의 집중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다. 나에게 없는 것을 보며 불평하기보다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싶다. 오늘을 사랑하고 오늘의 나를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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