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사람들의 몫
2020년 4월 처음 정신건강과에 내 발로 찾아가던 그날도,
2022년 새로운 삶을 위해 바다 건너갔던 제주에서 못 버티고 다시 정신건강과를 찾았던 날.
그리고 2024년 다시 옮긴 터전에서 또다시 찾았던 새로운 병원에서도.
공통적인 질문 : 애도기간은 충분히 가지셨어요?
아니 그러니까, 그 애도기간이라는 건 어떻게 가지는 건데요?
건강한 애도기간을 보냈어야 하고, 보내야 한다는 데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요.
애도? 도대체야말로 그게 뭔데요.
그냥 슬퍼하는 거요? 그리워하는 거요?
8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며
웃다가도 미안해지고, 외로워지면 화가 나다가, 결국엔 울면서 사정하게 된다.
나 좀 살려달라고. 숨통 좀 틔이게 해달라고.
그동안에 뜸했던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보지도 않는 글로 내 마음을 털어낸다 한들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심병이 다시 도졌고, 모든 게 다 귀찮아졌으며, 무기력에 허우적대고 있었다는 핑계. 변명.
여전히 난 1시간 혹은 2시간에 한번씩 잠에서 깨고,
불안한 마음에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아침저녁으로 7개씩의 약을 털어 넣는다.
쉬다가도 미안해지고,
게으름 피우면서 미안해지고,
집안일하다가도 미안해지고,
어린이들과 하하 호호 웃고 떠들다가도 마음 한구석이 선득하게 미안해진다.
오은영선생님의 금쪽상담소, 마지막 상담.
박지선을 보낸 성광과 윤지의 후유에 대해 선생님도 질문을 던지더라.
충분한 애도기간을 가지셨냐.
애도기간이라는 거, 애도라는 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건지 누가 방법을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애도기간을 충분히 보내고 나면 마음의 상태가 이렇게 저렇게 된다.
라고 결론을 얘기해 줬으면 좋겠다. 현재의 나와 비교라도 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