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001. 모든 것의 시작, 브랜딩
(저는 비전공자에 별다른 스펙이 없는 ‘브랜드 마케터’이며, 브랜딩 이야기인지 취준생 잡담인지 모를 애매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생각 중 틀린 부분이 있다면 댓글이 힘이 됩니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도대체 브랜딩이 무엇이냐? 꼭 필요하냐?”는 질문을 많이 보았습니다. 마케팅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브랜드 마케팅이 뭔지, 그게 ‘브랜딩’인 건지 도대체 뭐가 다른지 헷갈립니다. (짚고 넘어가자면 브랜딩과 마케팅은 다른 개념입니다.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는 네번째 에피소드에 담겠습니다.)
사실 브랜딩이라는 개념은 어렵지 않습니다. 세상의 많은 브랜드들 중에서 내 브랜드가 더 내 브랜드답게 만드는 모든 과정을 브랜딩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즉, ‘답게, 다움’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막연하신가요? 브랜드를 한 명의 사람으로 생각하면 더 쉽습니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 중에 나라는 사람은 단 1명입니다. 우리는 일생동안 나를 브랜딩 합니다. 가꾸고 관리하죠. 나의 명성과 평판, 나의 이미지, 나만의 특성 등은 다 내가 만들고 관리하는 것들입니다. 나라는 사람이 ‘나다움, 나답게’를 만들어가려면 지속성이 필요하죠. 나다움이 주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나면 계속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야 너답지 않게 왜 그래?"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요.
브랜드에 대한 정의,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 브랜드의 브랜드다운 모습에 대한 고민 등이 부재하다 보니, 크게는 비즈니스 방향부터 작게는 디자인과 홍보 카피에 대한 부분까지 모든 관련 의사 결정이 기준 없이 이루어지고 있어 고민이란 것이다.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전우성
시작은 ‘브랜딩’이어야 한다.
새로 시작하는 회사라면, 아니면 우리 회사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면 지금부터라도 브랜딩 개념을 잡고 가야 합니다. 회사의 성장은 수많은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기준이 잡혀있지 않으면 다 흔들립니다. 당장의 수익 창출이 되는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하려고 하시나요? 늦습니다.
우리 회사'다움'은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를 사람으로 치면 어떤 사람으로 표현할 수 있죠?
프리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과는 무엇이 다르죠? 어떤 점이 다르죠? 디자인이 깔끔하나요? 제품 퀄리티가 다른가요?
‘애플은 천재 같다’, '구글은 캐주얼하다'라고 말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것이다. 또는 ‘다이소는 값이 싸다’ 라거나 ‘삼성은 품질이 좋다’라고 말해도 사람들이 수긍할 것이다. 그런데 ‘천재 같다’ 거나 ‘캐주얼하다’라는 표현은 사람에게 써도 어울리는 말이지만, ‘값이 싸다’ 거나 ‘품질이 좋다’는 표현은 사람에게 대고 쓰기엔 적절치 않다. 바로 애플이나 구글은 페르소나가 있는 것이고, 다이소나 삼성은 없다는 방증이다.
<배민다움>, 홍성태
페르소나는 성격 또는 인격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책 <라이코노믹스>의 저자 로히트 바르가바는 페르소나가 뚜렷한 기업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며, ‘호감이 전략을 이긴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랜드는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브랜드의 인격과 성격은 치밀하게 짜여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브랜딩은 브랜드에 인격과 성격을 입히는 일입니다. 브랜딩이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있나요? 브랜드 그 자체, 브랜드의 정체성일 텐데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 내린 후에 그에 맞게 옷을 입고 말을 하면 더 쉽지 않을까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브랜딩의 법칙.
혹시 인스타그램 하시나요? 개인 계정을 가꾸고 계신가요? 저는 작은 회사계정 하나를 운영중인데 팔로워가 2000명 정도 됩니다. 소박한 숫자이지만 팔로워가 0이었을때부터 약 1년동안 계정을 키우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이 계정을 가꾸는 활동이 브랜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경로로든 유입되어 프로필과 피드를 확인합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분위기, 색감, 말투, 외모, 스타일 등이 파악됩니다. 저는 그 모든 것들을 '우리'답게 꾸미죠. 그것이 바로 ‘브랜딩’입니다.
비슷한 점
첫째, 저는 팔로워들이 저를 팔로잉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콘텐츠 하나의 썸네일 즉, 맨 첫장의 카피가 그들을 팔로잉하도록 이끌었을 수도 있습니다. 피드의 분위기나 사진 구도와 색감이 팔로잉의 이유일수도 있어요. 제가 영감을 얻은 콘텐츠나 글을 업로드하는데 글 하나가 좋았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단지 1일 1콘텐츠를 오랫동안 꾸준히 해왔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팔로워들이 어떤 점에 이끌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저는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하지만 항상 데이터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인기게시물은 항상 저의 예측을 벗어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해요. SNS상에서는 지인 관계가 아니라면 대체로 나에게 이득이 될 때 우리는 팔로잉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배우고자 하는 정보가 있거나, 따라 하고 싶은 게 있거나, 가고 싶은 핫플이 많거나, 혹은 그냥 예쁘거나. 어떤 방법으로든 내가 얻을 게 있을 때.
브랜드를 팔로잉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짧은 시간안에 팔로잉 버튼을 누를지 말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팬이 생기는 이유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브랜드다운, 나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통일된 이미지로 관리만 하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는 수반됩니다.
둘째, 나만의 색을 찾아야 입소문이 난다.
노출이 많을수록 팔로워가 늘어나는 건 확실해요. ‘맞팔하면 선팔’로 밀고 나가면 됩니다. 요즘은 광고하기도 쉬워서 돈을 쓰면 확실히 팔로워는 늘어납니다. 그러나 그건 콘텐츠 하나 덕분일 수 있어요. 내 브랜드 이야기, 나의 스토리, ‘나’가 빠진 계정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기 어렵습니다. 주로 동기부여 내용을 다루고 브랜딩이야기도 가끔 업로드하는데 우리답지 않은 게시물은 하나도 없죠. 개인계정으로치면 저를 너무 드러내거나 자랑하는 글은 안 쓰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회사는 어떤회사고 뭐가잘났고는 철저히 배제하고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피드의 분위기를 위해 맨 처음 사진은 심플한 걸로 선택합니다. 눈에 확들어오는 카피를 쓰기위해 항상노력해요. 누군가는 그런 점을 좋아했을 겁니다. 인기가 떨어지면 또 색다른 방법을 모색해야합니다. 감각적인 피드나 독특한 디자인으로 입소문이 날 게 아니라면요. 내 브랜드의 정체성을 찾고 브랜드를 알리는 것보다 '제품으로 인한 매출 올리기'가 목표라면 이 글을 읽을 이유조차 없죠. 저는 저와 제 브랜드가 남들과는 다르길 바랍니다. 나만의 색을 찾기 원해서 브랜딩을 공부해요.
셋째,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약 1년가까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도 일정한 톤을 유지해 우리만의 이미지를 구축해왔습니다. 비가오든 눈이오든 1일 1~3개 컨텐츠를 업로드해왔어요. 이 계정이 10개월간 서서히 성장하더니 최근 1~2개월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처음의 모든 과정은 의미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당장의 결과가 나오지 않거든요. 가까운 목표는 팔로워 만명인데 저의 역량에 따라 달렸겠지만 바이럴로 단기간에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팔로워 만명보다 얼마나 퀄리티높은 콘텐츠를 지속해나가냐, 노출을 얼마나 높이냐가 더 유의미합니다. 속도보다는 소통하는 팬이 늘길바랄뿐입니다. 내가 유명인이 아닌 이상 처음부터 갑자기 내가 노출되거나 인기가 많아지거나 할 가능성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팔로워가 많든 적든,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주든 몰라주든 계속하세요. 그냥 하세요.
어떤가요? 지금, 여러분의 브랜드는, 여러분이라는 브랜드는 잘 브랜딩 되고 있나요?
[참고]
브랜드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낙인을 찍다’는 뜻이고,
브랜딩 Branding의 사전적 의미는 ‘브랜드 명(제품 이미지) 부여 작업’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되는 나만의 가치를 높여서 인정받게끔 하는 과정’이라고 표현되었습니다.
[참고]
일본어 사전에는 '브랜드화, 브랜딩(branding), 고객이나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표기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