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메일을 보내자
홈페이지, 도메인 네임, 디자인 결제 시스템 등을 결정했습니다. 물론 사업자도 내고, 통신판매업 신고도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진행해야 할 것이 있는데, 어떤 물건을 어디서 받아올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공급선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평소에 수입해 보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이를 생산하는 회사에 문의 메일을 보내 보세요.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너희 물건이 마음에 들어서 수입을 해보고 싶다. 가격표를 보내다오." 이런 내용의 메일을 한번 보내보세요. 웬만하면 답장이 잘 올 것이고, 팔아준다는데 마다하지도 않겠지요. 물론 가끔 차갑게 잡상인 취급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한 브랜드 제품이 괜찮아 보여서 딜러를 하고 싶다고 문의했더니 "우리는 이미 한국에 딜러가 있어 그쪽에서 구입하던가 해, 그리고 MOQ가 상당한데 감당할 수 있겠어?" 여기서 MOQ는 최소주문 수량을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수량일 수도 있고 금액일 수도 있는데, 대부분 첫 거래에는 상당한 MOQ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여간 이 독일 제조사의 한국 딜러는 해당 제조사의 홈페이지에 표시되어 있기는 한데, 제대로 장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랑 거래했으면 많이 팔아줬을 텐데 말이죠.
일단 딜러가 되기로 했으면 상대방이 계약서를 보내올것입니다. 이런저런 조건들이 나열되어 있고, 서명 후 스캔해서 보내주면 되지요. 하지만 단순히 메일만으로도 딜러로 인정해 주는 곳도 있습니다. 쿨한 친구들이죠. 어짜피 주고 받은 메일도 일종의 계약으로 인정받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첫 거래 시 MOQ가 대부분 금액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00 USD를 요구한다면 이 정도 예산에서 어떤 제품을 구입할지 잘 고민하고 주문하면 됩니다. 어떤 것이 잘 팔릴지 모르겠다면, 해당 제조사에 한번 물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떤게 잘나가니? 지금까지 한국에서 많이 팔렸던 것은 어떤거야?" 대부분 친절하게 잘 대답해 줍니다. 상대방도 한번 팔고 끝날 인연이 아닐 수 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원산지 증명서 발행여부도 문의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글에서 사업자 통장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개인사업자도 사업자 통장이 필요하고 법인도 법인 통장이 필요하지요. 사업자를 내고 은행에 가면 만들어주는데, 제가 사업을 시작할 때는 통장 만드는 것 자체는 쉬웠지만, 이 통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일단 거래가 일어나고, 세금계산서가 왔다 갔다 하고 이를 증빙해야 거래한도가 늘어나게 되었죠. 대포 통장을 막기 위한 제도하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외에 송금을 해야 하지요. 해외에 돈을 보내기 위해서는 외환 통장이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만들어 놓으면 제법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화가 쌀 때 사놓았다가 비쌀 때 활용하고 싶으면 외환통장이 필요한 것이죠. 달러, 유로 등등 여러 종류의 외환을 넣을 수 있기 꼭 여러 개를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외환을 잘못 보냈을 때 환불을 받거나 할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주 거래 은행에서 처음으로 외환거래를 할 때에는 환율 우대 같은 것은 없지만 어느정도 외환 거래를 계속 하다보면 보면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담당 직원이 연락을 주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꽤나 유리한 조건으로 외환 거래를 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달러와 유로가 너무 비싸서 힘드네요.
또한 꾸준한 거래를 하고 신용도를 잘 유지하면 대출도 어느 정도 유리한 조건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신용도에 대해서는 사장님들 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하거나 할 때 신용이 좀 낮아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지요. 이를 위해 일부러 카드사 현금 서비스를 쓰는 경우도 있곤 하는데 과연 이게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첫 주문을 해볼 타이밍이 되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아이템명, 수량을 정해서 제조사에 주문을 넣으면 되는 것이지요. 조금 세련된 티를 내려면 일종의 양식을 만들어서 주문서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냥 이메일로 이거 몇 개 저거 몇 개 하는 식으로 주문합니다. 1인 회사라 양식 만들도 채우는데 시간을 쓰기가 싫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주문서를 받은 상대방은 PI를 보내줍니다. Pro-forma Invoice라는 것인데, 일종의 견적서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보통은 제품 가격과 운송료 그리고 경우에 따라 원산지 증명 발행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견적을 받았으면 송금하고, 송금했다고 메일 하나 보내주세요.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라면 송금할 때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기는 한데, 저의 경우는 다행히 거래하는 곳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곳이라 별 문제없을 것이라 믿고 첫 송금을 진행했습니다. 해외 송금은 경우에 따라 하루이틀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송금이 도착하면 주문은 일단 완료된 것입니다.
PI에는 일반적으로 운송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템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취급하고 있는 고가의 광학기기류는 Fedex나 DHL, UPS 같은 항공 특송을 이용하게 되며 이 운송료가 PI에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물론 별도표기). 혹은, 제조사에서 사전에 이런저런 운송 옵션을 제안하며 어떤 것이 편리할지 물어올 수도 있는데요, 중국과 같이 거리가 가깝고 배를 이용하기가 용이하다면, 또 진동에 민감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배로 운송하는 것이 당연히 유리할 것이고, 진동이나 충격에 민감한 고가의 제품이라면 특송 밖에는 답이 없지요. 특송은 빠르게 오지만 당연히 비쌉니다 하지만 통관까지 한번에 해결해 주니 편리하지요.
그런 업체가 보내오는 PI에 포함되어 있는 운송료는 싼것일까요? 아니면 바가지를 씌우는 것일까요? 제 경험상 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업체 사장이나 담당자의 양삼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대체로 제가 특송 업체에 중국 어디어디로 가서 물건을 픽업해서 한국에 있는 사무실로 보내주세요 하는 것 보다는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훨씬 저렴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특송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특송 업체로 부터 할인을 아주 많이 받기 때문이죠. 저도 특송을 한달에 몇번씩 이용하기는 합니다만, 가격차이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첫 거래를 트는 것까지 알아보았습니다. 바쁜 와중에 잠시잠시 쓰는 것이라 항상 두서없는 글이 되어버리지만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