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오름 Jan 14. 2023

아이폰을 쓰기엔 너무 터프하신걸요?

강화유리필름에 관한 추억

나는 자주 핸드폰을 떨어뜨린다. 핸드폰 액정 대신 깨져버린 강화유리 필름을 두세 달에 한 번씩 교체한다. 이렇게 자주 떨어뜨리면 반성하고 핸드폰을 조심스레 다뤄야 할 법도 한데, 좋게 말해 털털하고 나쁘게 말하면 덤벙댄다. 왜 물기 있는 손으로 계속 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걸까.


그나마 갤럭시로 바꾼 이후론 강화유리 필름을 꼬박꼬박 붙여서 2년 넘게 사용하고 있다. 실은 난 아이폰 사용자였다. 그 영롱한 자태가 아름다워 6년간 사용해 왔으나, 강화유리 필름도 붙이지 않고 핸드폰을 들고 다니던 나는 여러 번 깨뜨렸다. 공식 수리센터는 대기시간이 오래 걸려 사설 수리센터를 수차례 방문해야 했다.


첫 아이폰은 통화 수신이 되지 않아 전화를 하지 못했다. 고시생이었던 나는 당시 남자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아 맘고생을 여러 번 했는데, 통화로는 나의 답답함이 잘 해소되지 않아 더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세 번째 아이폰은 결국 지문이 인식되지 않아 전화번호 정보를 날릴 뻔하던 차에, 남자 친구(현재의 남편)가 섬세한 터치로 기계와 교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리점 직원도 포기했던 핸드폰이 작동했고, 다행히도 가깝진 않아도 자주 연락해야 하는 인간관계를 수월하게 이어갈 수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이후로 나는 아이폰을 품기엔 매우 거칠다는 걸 인정하고, 갤럭시를 사용하고 있다. 강화유리 필름도 꼭꼭 붙여가면서 말이다. 다행히 내 인생 첫 갤럭시인 S9는 2년 반 정도 사용했고, 지금은 S21과 1년 반을 함께 하고 있다. 갤럭시를 사고도 자꾸 떨어뜨렸으나, 강화유리 필름이 대신 희생해 준 덕분에 아직 멀쩡하다. 가끔은 ‘강화유리 필름과 함께라면 아이폰과도 오래갈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더 조심조심 핸드폰을 다뤄야겠다고 생각하기는커녕 강화유리 필름을 꾸준히 사야겠다고 다짐하는 걸 보면, 내겐 갤럭시가 제격인가 보다.


내 목표는 2024년 여름까지 갤럭시 S21과 함께 하는 것이다. 잘 부탁해 강화유리 필름!

작가의 이전글 나를 품어주는 그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