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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세스 Sep 07. 2024

10. 가족스페인 여행 마요르카섬에서 골프치기

직장맘 상담소(가족 편)

금요일(8일 차)


한바탕 calo des moro해변에 다녀온 다음 우리는 아이들의 숙원사업 수영을 시작했다.

나도 수영장으로 합류했다.


수영장

첫날 아이들이 수영을 하는데,

모두 비키니를  입고 있다.

왠지 래시가드를 입으면 지는 거 같았다.

나도 현지인처럼 즐겨보겠다고 비키니를 입고 물에 뛰어들다.


웬걸 어깨가 타들어가듯이 아프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바로 래시가드로 갈아입었다.

현지인들은 어떻게 어깨를 햇빛에 노출시키고도 아프지 않은 것일까?

피부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다지만, 이 뜨거움을 참을 수 있음이 대단하다 느꼈다.

나는 너무 아팠므로.


첫째에게도 래시가드를 입으라고 권유했지만

그는 한사코 사양하더니

다음날부터 어깨가 벌겋게 변했다.

따끔거린다며 징징거려도 옷을 입지는 않았다.

역시 경험을 해보아야 안다.


셋째 날에도 더운 것보다는 타는 게 낫다고

한사코 래시가드를 입지 않고 맨몸으로 돌아다녔다.

그래, 맘대로 하자.

아들아!


수영을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났을까

신랑이 골프를 치러 갈 거냐고 묻는다.

4개의 골프채, 골프화, 골프마스크, 장갑, 옷까지 모두 갖고 오긴 했다.

그. 러. 나.

과감히 라운딩을 포기했다.

이유는. 더워서.


신랑은 티예약 전에 마지막으로 묻는다.

"나 혼자 심심한데 진짜 안 갈 거야?"

아휴 가야겠다.


신랑의 부탁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몸을 질질 끌고 치러 갔다.

3:30분 티였다.

아이들의 저녁을 고려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상태에서 칠 수밖에 없었다.  

저녁은 현지식으로 먹어보자고 했던 탓에.

저녁시간을 맞춰야 했다.

현지식을 먹으러 간 음식점


오늘을 대비해 자외선 차단 마스크를 준비해 왔는데,

하필 치러 가기 전에 어디선가 떨어뜨렸는지 잃어버렸다.

마스크 없이 땡볕을 모두 얼굴로 받으려니, 걱정이 앞섰다.

찌는 더위에 생각보다 좋지 못한 잔디 상태 

나와 신랑은 점점 지쳐갔다.

하지만 기 기회를 버릴 순 없었다.


날아가는 위치와 상관없이 그늘로만 다니며

연습을 시작했다.

한 홀은 내가 다른 한 홀은 신랑이 운전하며

우리는 힘을 비축하고

한 번씩 캐디로 변신했다.

서로 품앗이하듯 그늘 위주로 다니며

그냥 그곳을 즐겼다.

카트 타고 골프장 누비기.

나름 재미있다.

시원한 바람맞으며 그늘에서 치기.

그것도 물론이다.


East, West 2개 타입이 있었고

첫날 West에서 친 신랑은

East 잔디질이 조금 더 좋다고 했다.


언제 내가 스페인에서 골프를 치겠쏘냐.


작년에 태국, 베트남에서 쳐본 결과

골프장은 역시 동남아가 최고다.

그중에서 한국이 최고다.


관리되지 않은 잔디

잘려나가거나 군데군데 홈이 빠져 있는 곳보다

풍성한 잔디에서 쓱 쓸면서 치는 게 최고다.

나 같은 초보자에게는 잔디가 푸릇푸릇 하늘 위로 쏟아 올라야 그나마 쳐진다.

연장 탓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진심 잔디 상태가 중요하다.


가격은 카트비 30유로, 골프장 이용료 120유로(2명)이다.


안 해 보고 왔음 후회할뻔했다.

게다가 다녀온 후로 나는 열심히 레슨을 받고 있다.

동기부여가 되었다.

왜?

제대로 못 치고 온 아쉬움으로 다음에 가면 잘 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즐기고 싶다.


열심히 운전하고 다닌 카트
잔디상태가 안좋다해도 칠만하다. 우리나라 봄보다는~

반대 사이드에서 아이들은 수영중이다.

걸어서 엄마 아빠가 있는 곳으로 올 수 있다.

첫째에게 둘째를 맡기고 우리는 자유를 즐겼다.

아이들이 커서 가능한 일이다.


근데, 등골이 휜다.

얼마를 벌어야 하는 것이냐.

언제까지 벌어야 하는 것이냐.

너희들은 복 받은 아이들이다.

이것들아!

알고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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