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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하 Mar 05. 2024

영화 <듄2>를 보고 왔습니다

스파이스와 아로마 효과

영화 <듄2>를 보고 왔습니다.

좋아하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이고 <듄1>을 인상적으로 보았었기에 고대하던 영화입니다.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영상과 심장을 두드리는 한스 짐머의 음악은, 역시나 스크린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대치를 선사하는 듯합니다.


원작 소설에서 가져온 묵직한 서사 역시 몰입감을 더합니다. SF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소설 <듄>에서 기원하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방대한 서사입니다.


그중에서 흥미로웠던 지점 중 하나는 무엇보다 사막의 모래 속에 존재하는 ‘스파이스’라는 물질입니다. 우주에서 가장 가치 있는 부의 원천으로 등장하는 일종의 향신료로, 첨단 기술을 거부한 만여 년 이후의 인류는 이를 쟁취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희생이 따르는 전쟁도 불사합니다.


어릴 적 역사 시간에 15~17세기 대항해 시대에 대해 배웠던 것이 생각납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이 고작 후추와 시나몬, 정향 등의 향신료를 쟁취하기 위해 목숨 건 전쟁을 벌였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기억입니다..


그 역사에서 차용한 것으로 보이는 <듄>의 스파이스 효능은 보다 막강합니다. 노화를 방지하고 앞날을 예언할 수 있게 해 주며 광활한 우주 속에서 행성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인간 존재의 숙명적 한계인 시공간을 넘어서게 하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듄>의 스파이스는 선사합니다. 사막의 성 아라키스가 치열한 전쟁의 배경이 되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되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사실 스파이스의 이런 효능은 단지 SF 소설이나 영화의 세계관 내에서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향신료, 혹은 향료들은 흔히 알고 있는 것보다 큰 효능을 발휘하고, 그 효능이 실제 노화 방지, 정신적이거나 신체적인 각성이기도 하니까요.


프랑킨센스나 미르, 로즈 등의 항노화, 재생 작용은 이미 고가 화장품이나 기타 생활용품에 널리 활용되고 있고, 유칼립투스나 로즈마리 외 많은 향료들이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각성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원작 소설가 프랭크 허버트는 이러한 아로마 효능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미래를 예언하거나 우주여행까지 나아가는 작가의 상상력에는 찬탄을 보내지만…


하지만 또 알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 뛰어난 SF 창작물들이 그대로 일상적인 현실로 출현하는 걸 우리는 참 많이 목도해 왔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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