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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촌개구리
Mar 28. 2024
촌개구리의 삶 (8)
일기 쓰다 생긴 보약
10여 년 전 퇴직하고 매일 실천하는 일이 몇 가지 있다. 만보 걷기, 신문과 책 읽기, 일기와 가계부 쓰기 등이다.
특히 일기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쓰고 있는데 주목적은 치매 예방을 위해 자기 전에 꼭 실천한다.
일기 내용은 그날 일정 순으로 몇 시에 일어나 아침은 뭘 먹었고 점심은 누구와 어디서 만났고 뭘 했는지... 등 기억력을 되살리며 기록한다.
어느 날은 깜박해서 잊어버리고 이틀 치를 한꺼번에 쓰려다 보면 전날 점심에 뭘 먹었는지 생각이 안 나 나보다 기억력이 좋은 아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아내가 먼저 잠자리에 들어 물어볼 수 없는 경우는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해도 끝까지 생각이 안 나면 공란으로 두는 경우도 있다. 어떨 때는 카톡이나 문자메시지, 통화내역을 시간별로 다시 보며 기억을 소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2년 전부터는 라디오에서 어느 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일기 쓰는 방법을 좀 바꿨다. 그날 일정은 간략하게 쓰고 세 가지를 반드시 추가해서 쓴다.
추가한
내용은 오늘 '잘한 일' '잘못한 일(아쉬운 일)' 그리고 '감사한 일'을 2년간 쓰다 보니 나도 모르게 변화가 일어났다.
설거지, 쓰레기 분리수거 등 아내가 하는 집안일도 더 도와주고, 말도 이쁘게 하려고 노력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 치매예방을 위해 쓰기 시작한 일기가 이제는 스스로도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보약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문득 3년 전 장흥 보름 살이 때 만났던
'賢人' 오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난다.
"인간은 누구나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에 오락가락하고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볼 줄 아는 눈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살아가면서 자신이 가진 보석은 내 팽개치고 쓰레기를 모으느라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 후 지금도 그날의 깨달음을 잊지 않고 삶의 이정표가 되어 매일 일기를 쓰면서 소중한 내 안의
보석을
갈고닦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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