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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촌개구리 Mar 22. 2024

촌개구리의 삶 (7)

46세 기분으로 93세까지...새 차 시승기

지금 타고 있는 차가 10년 되었는데 2~3년 전부터 트랜스미션부터 고장 나기 시작해  여기저기 손 볼 곳이 생겨 차를 바꾸기로 마음먹고 작년 이맘때 큰 딸 찬스로 새 차를 구입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신형모델인 하이브리드 승용차를 신청했다가 트렁크가 작아 선후배님을 모시고 일박이일을 제대로 다닐 수 없어 신형 SUV로 바꾸었다.


그런데 8일 초 신형 SUV모델 디자인이 공개되었는데 뒷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 고민하다 계약취소하고 현재 국내 판매량 1위로 잘 나가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SUV 하이브리드로 최종 결정했다.


워낙 인기차종이라 1년 이상 걸린다고 하여 올 가을에나 타보려나 하고 넋 놓고 있는데 갑자기 출고가 3월로 당겨졌다고 연락이 왔다.


신청할 때 색상은 게으른 내가 세차 안 해도 표시 덜 나는 지금 타는 은회색이 아닌 중고차 시세가  제일 좋다는 흰색으로 정하고 옵션은 안전과 관련된 것은 모두 넣었다.


지난주 드디어 새 차가 출고되어 유리 선팅업체에서 첫 만남을 가졌는데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들었다. 특히 차량관리 하기는 좀 힘들겠지만 흰색으로 뽑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차량번호다. 나이가 드니 전화번호도 가족들 번호만 간신히 외울 정도라 기억하기 좋은 번호를 만났으면 하는 생각에 은근히 신경 쓰였다.


다음날 영업사원이 차량등록사업소에서 10개의 번호를 사진 찍어 보내 주며 고르라는데 지금 타는 차번호인 '3838'처럼 쌈박한 번호는 없었다. 그저 그런 번호만 있어 고민하다 그래도 연상기억법으로 기억하기 좋은 번호를 선택했다.


예전 대학시절 컴퓨터로 점을 보았는데 '93세 중풍 5일 만에 세상을 뜬다'는 생각이 불현듯 나서 결정한 번호는 '4693' 내 맘대로 한 해석은 '46세 기분으로 93세까지 산다' 나름 의미도 좋고 기억도 잘 되었다.ㅎㅎ


새 차를 인도받으며 영업사원에게 1시간 넘게 차량사용설명을 들었지만 기능이 너무 많고 복잡했다. 집에 와서 유튜브로 사용설명 동영상을 5번 이상 보니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아내와 새 차로 드라이브 가기로 한 곳은 서천이다. 내가 좋아하는 주꾸미와 아내가 좋아하는 동백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코로나 이전에는 일 년에 한 번씩 찾아가던 곳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내가 가장 원했던 기능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로 110킬로로 세팅해 놓으니 오른발은 편하게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알아서 앞차와 차간거리를 지켜주고 차선도 잡아주어 운전하기 해졌다.


지하주차장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살다 새 아파트로 이사가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집까지 올라갔을 때처럼 기분이 좋았다.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창문도 스스로 닫아 주고 외부공기도 내부순환으로 닫히고 터널을 빠져나가니 다시 창문도 스르륵 열어주고 옆에 탄 아내도 좋다고 한마디 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시동 걸고, 창문 닫고, 에어컨도 켜고, 블랙박스 녹화영상도 확인할 수 있으니 디지털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제철인 주꾸미 철판볶음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고 인근 마량리동백나무숲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500년 된 동백나무 숲길을 걸었다.


집으로 돌아오며 새 차로 내가 좋아하는 선후배님들 모시고 투어 다닐 생각을 하니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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