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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촌개구리 Nov 11. 2024

촌개구리의 삶 (29)

가족의 힘

2주 전 안병훈 선수가 KPGA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드라마틱한 연장전 끝에 김주형선수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9년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하고 18번 홀 그린 옆에서 우승을 기다리던 할머니와 어머니 자오즈민을 부둥켜안고 한동안 눈물을 흘리는데 나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을 흘렸.


어제는 이대한 선수가 2010년 KPGA 투어에 데뷔한 15년 만에 올 시즌 전관왕에 오른 장유빈 선수와 명승부를 펼친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 너무나도 절실했던  이대한 선수는 "매 라운드 선수 소개 때 동료들은 '몇 승 누구입니다'라고 불리는데, 나는 그저 '이대한 선수입니다'라고 소개됐을 때 마음이 아팠다"라는 말에 그동안 고생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18번 홀 우승이 확정되자 많은 동료선수들이 뛰어나와 격하게 축하를 해주고 캐디인 아버지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어린 딸을 안고 걸어가는 이대한 선수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대한 선수는 우승인터뷰에서  “난 비거리가 많이 나는 장타자도 아니고 평범한 선수”라며 “열심히 노력하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 나 같은 선수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 용기를 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KPGA 투어 장타 순위 107위(277.66야드)인 이대한 선수는 장타 1위(311.35야드)인 장유빈 선수보다 12살이 많은 삼촌뻘이지만 골프에서 드라이버 거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33살 동갑인 안병훈, 이대한 선수 모두 결혼해 어린 자녀를 두고 있어 가장으로서 더 우승에 대한 열망이 컸고 그 이면에 가족들의 희생이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동의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


필드에서 야생마 같던 선수들도 결혼해서 안정감을 찾고 경기력이 향상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가족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해 주는 모습만 보아도 선수들에게는 힘이 된다.


이번에 오랜 기간 고생 끝에 우승한  선수가 가족들과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며 가족의 힘이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가장으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가족의 힘을 잊지 않고 롱런하는 행복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


사진: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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