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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슈맘 Mar 29. 2021

당근마켓으로 부수입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한주 사다!

워킹맘의 짠테크 이야기



© armandoarauz, 출처 Unsplash




"선생님~ 저 오늘 강아지 신발 2000원에 당근에서 득템해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출근을 했는데, 직장 후배가 당근 마켓에서 단돈 2000원에 강아지 신발을 샀다며, 자랑을 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남이 쓰던 중고 물품에 대해 선입견이 없다. 어쩜 이렇게 알뜰하고, 이쁜 마인드를 가졌는지, 내가 다 뿌듯했다.


"당근" 알람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내가 올린 중고 물품의 구매&문의 채팅의 알림이다.


3000원에 올린 아이 신발을, 택포로 해달라고 우기거나, 3만 원에 올린 물건의 가격을 15000원으로 깎아달라고 조르거나, 사실 진상도 수없이 만났다.


장난하냐?

물건 가격이 3000원인데, 택배비를 내달라고? 그지 근성이냐?? 택배비가 4000원인데.. 뭔 개똥같은 소리여......


"에라~ 때려치우자! 3000원 안 벌고 말지 뭐."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푼돈 모아 목돈 된다는 생각"에 최근에 당근 마켓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어제와 오늘 내가 당근 마켓에서 벌어들인 총 소득은?


아이 신발 -15000원

신랑 신발-10000원

레고 놀이판 -9000원

내가 신던 구두-3000원


총 27000원이다. 물론 당근 마켓의 판매가는 매우 후려쳐야 한다. 그래야 팔린다~

정가가 5만 원이라면 판매가는 만 원??

아이들 신발은 무조건 만원 이하, 옷은 5천 원 이하가 잘 팔린다.

어차피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들이, 누군가에게 가서 새 생명을 불어 넣어주고~ 나도 소득이 생기면 일석이조니까. ^^






판매만 하는 건 아니고 무료 드림도 많이 한다.

산지 얼마 되지 않은 50만 원 상당의 소파.. 드림 글을 올렸더니, 무려 12명에게 연락이 왔다.

나중에는 알람이 너무 와서, 무서워서 꺼버릴 정도로 말이다. 결국 제일 적극적이고, 트럭을 바로 빌려서 오신 분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살짝 아깝기는 하지만, 어차피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었으니 좋게 생각하고 있다.

소파를 무료 드림 했던 날, 친한 동네 언니와 우리 집에 같이 있었다. 인상 좋은 아저씨가 트럭을 대동하고 오셔서 소파를 가져가셨다.


" 아니 솔직히, 이렇게 비싼 소파 무료 드림 받는데, 빈손으로 오는 건 예의가 좀 아니지 않아?"


같이 있던 언니의 말... 에잇! 내가 뭘 받으려고 무료 드림 한 건 절대 아니니까, 그 또한 패스~


"감사합니다. 꼭 필요하던 거예요. 사무실을 이번에 오픈했거든요. 잘 쓰겠습니다"

진심 어린 감사에, 기분이 좋았었다.



얼마 전에 아이 옷을 당근에 판매했다. 직거래를 할 수 없어서, 택배 거래를 했다. 아이 옷 총 5벌에 3만 원.

덤으로 다섯 벌을 더 드렸고, 이쁜 신발까지 하나 더 드렸다.


짠테크 하고 있는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새벽 3-4시까지 핫 달을 보면서 아이 옷 쇼핑을 하고, 장바구니에 넘었다 담았다를 반복하는 철없는 엄마였다.


그딴 옷이 뭐라고, 내 아까운 시간을 인터넷 쇼핑에 쓴건지.. 그시간에 책이라도 읽었으면. 후회가 많이 남는다! (지금이라고 알았으니 다행이다)


그래서 유난히 우리 집에는 아이 어릴 때 옷이 많다. 신발도 한두 번 신은 새것 같은 것도 넘쳐났다.

상태 좋은 옷을 덤으로 많이 드렸는데, 글쎄..

인형같이 생긴 너무 이쁜 따님의 착용샷을 이렇게나 많이 찍어 보내주셨다.


아이가 얼마나 이쁘게 생겼던지, 한참을 보았다. 너무 이뻐서... 그리고 우리 아이가 입었던 옷이라서 정이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착용샷까지 보내주시니 감회가 새로웠다. (당근 거래하는 기쁨)






나는 삼 교대하는 직장맘이다.

솔직히 너무 바쁘다. 그래서 직거래 할 시간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방법은.

판매 물품을 경비실에 맡겨두는 것.! 경비 아저씨에게 부탁도 드리고, 가끔은 간식도 드리면서 애교 아닌 애교를 부려, 직거래 루트를 마련했다.


경비실 위치를 매번 똑같이 사진 찍어서 보내다가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폼을 만들었다.

(제법 전문적이지 않나??)


저장해둔 중고 거래 규칙과, 계좌번호, 그리고 경비실 사진까지 작업해서, 판매자님께 보내면 거래 끝.





" 죄송한데, 신발을 신어보고 살 수 있을까요?"


" 네 그러세요. 경비실에 맡겨 둘 테니, 편한 시간에 와서 신어보시고, 사이즈가 맞으면, 집에 가셔서 입금해 주시면 되세요"


이 정도면 쿨거래 녀?? 설마, 만원의 돈을 떼어 먹는 사람은 없겠지... 보통은 선입금 후거래가 맞지만, 가끔은 후입금을 받기도 한다.

다행히도 오늘 판매한 신발이 딱 맞는다며, 방금 만 원의 돈을 입금 받았다!


우리 친동생은 이렇게 판매 했다가 5000원 입금 안해줘서, 삼일동안 채팅질을 했다는 소문이.......


"여보 혹시 나도 당근에 내다가 팔 거야?"

"당신이 너무 당근 당근 하니까, 나까지 팔아버릴까 봐 무섭네?"


우리 신랑의 어이없는 농담.. 덤을 수억 준다고 해도 당신을 누가 데려가냐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렇게 당근 마켓으로 모은 돈은 부수입 계좌에 차곡차곡 모아놓았다. 3000~10000 원씩 모았던 돈이 8만 원이 넘었다.


그리고 삼성전자우 주식 (73800원) 한주를 샀다.


집에서 잠자고 있던, 나에게 버려진 중고 물품들이~ 팔리고 팔려서, 내 돈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에 기뻐하며!!!


오늘도 출근 전에 잔뜩 찍어온 사진을 당근 마켓에 올려야겠다.

낮에, 아이의 적어진 트렌치코트를 무료 드림 하면서 마스크+에코백+간식+원피스까지 챙겨 드렸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고 채팅이 왔다.




잠자고 있는 물건들을 처분했을 때의 희열감이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판매&드림을 했을 때,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받을 때 그렇게 행복하다.


먼 훗날, 나에게 직장에서의 월급 말고, 투자나 어떠한 일로 인해 부수입이 생긴다면, 일정 금액의 얼마를 기부하고 싶다 (물론 지금도 소액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의 멘토님의 마인드 따라하기.


그러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한다.!!

일단 당근 마켓에 중고 물품부터 올려야 하는데,


하루 20개 이상은 안된다고 해서, 자정이 넘기를 기다리는 중.!


요즘은 중고 물품 사고파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젊은이들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잠자고 있는 버려진 물건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 주는 걸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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