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얘기할 때 늦었다는 말은 없어요
“이 세상에 소피가 몇이나 될 것 같니, 나처럼 50년이나 기다리지는 마."
작가 지망생 '소피'는 잡지사에서 자료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식당 오픈을 앞두고 준비에 바쁜 이탈리안 레스토랑 셰프인 약혼자 '빅터'와 결혼식 전 신혼여행으로 이탈리아 베로나로 떠난다. 그러나 여행과 소피는 뒷전이고 일에만 몰두하는 빅터로 인해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소피는 홀로 '줄리엣의 발코니'를 찾았다가 우연히 방문한 사람들의 담벼락에 붙여둔 편지를 가지고 가는 한 여성을 보게 된다. 궁금함에 따라 간 소피는 사람들이 줄리엣에게 보낸 편지에 답장을 해주고 있는 여성들을 만난다. 그녀들은 자신을 '줄리엣의 비서들'이라고 소개했다.
소피는 이들을 돕던 중 벽돌 뒤 숨겨져 있던 아주 오래된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 편지는 50년이 지난 아주 오래된 편지였으나, 안타까운 사연에 소피는 자신이 답장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며칠 뒤, 한 영국 남자 '찰리'가 찾아와 소피에게 답장을 보낸 이유에 대해 따져 묻게 되고 그의 행동에 이해가 가지 않아 대화하던 중 오래된 편지의 주인공인 '클레어'가 베로나에 사랑을 찾으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클레어는 소피의 답장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고, 이를 계기로 옛사랑을 찾아 올 용기를 얻었다는 클레어의 말에 소피는 같이 동행하고 싶다고 말한다. 찰리는 그런 두 사람이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같이 '로렌조'를 찾으러 떠난다.
처음에 티격태격하던 둘은 여행을 하며 어느새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점점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이 영화의 후반부에 편집장이 이런 대사를 한다.
"이탈리아 항공 주식을 사야 할 것 같아요. 많은 여성들이 베로나로 몰려들겠네요."
이는 관객을 두고 한 말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이탈리아의 로맨틱한 줄리엣의 도시와 로렌조를 찾아다니는 곳곳의 시골풍경들은 당장이라도 이탈리아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일게 한다.
이 세상에 사랑에 관련된 사연들은 얼마나 많을까..
또 그 사연들에 얽힌 감정들의 깊이를 타인이 헤아릴 수 있을까?
수많은 로맨스 영화 중에 이야기의 흐름이 오로지 사랑이라는 주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흘러가는데도 진부하지 않게 느껴지는 영화다. 사랑 앞에 머뭇거려 본 경험은 누구나 있다. 우린 종종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고, 걱정이 많아지면 결국 그 관계를 피하기도 한다.
비단, 연인 관계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자주 서툴고, 후회한다. 사랑은 타이밍이 아닌 용기라는 것을 기억하자. 50년 전 놓친 타이밍을 용기 내어 잡은 클레어와 같이.
헤어질 인연이면 영화를 보다가도 헤어질 것이고, 만날 사람이면 지구 반대편으로 여행을 갔다가도 만나게 되어있다._윤홍균 <사랑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