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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유 Aug 19. 2020

노란 머리 찰스

찰스는 노란 머리를 가진 백인입니다.

그는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의 오랜 꿈은 동화작가입니다.


오늘은 찰스가 오랜 시간 공들인 원고를 출판사에 보여주는 날이었습니다.

그는 총 일곱 군데의 출판사에 다녀왔습니다.

모두가 그의 동화를 비판했습니다.

가능성이 없을 거란 차가운 말을 들었죠.


찰스는 망연자실했습니다.

그의 원고는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세 시간의 달콤한 상상 속에서 나온 것이었으니까요.


터덜터덜.

출판사에서 돌아오는 찰스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허기짐을 참지 못하고

집 앞 허름한 도넛 가게에서 1달러짜리 도너스 하나를 사서

베어 뭅니다.


그는 기름 냄새나는 싸구려 도너스가

자신의 원고와 닮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너스를 베어 문 그의 눈에 눈물이 찔끔 고입니다.


찰스는 집에 돌아왔습니다.

한 사람이 간신히 살 수 있는 작은 집이었지만

그는 언제나 이 공간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아늑하기만 했던 집이

한없이 춥게 느껴집니다.


찰스는 어려서부터 첼로를 연주했습니다.

헛헛하고 추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악기를 집어 듭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키우는 고양이 미미가 활을 망가뜨렸습니다.

활이 없는 찰스는 첼로를 연주할 수 없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악기를 안고 자세를 잡아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활이 없습니다.


찰스는 오늘 하루를 생각합니다.

웃음이 헤픈 찰스지만 오늘은 어쩐지 웃기가 힘드네요.


찰스는 마음 같지 않았던 지난날을 생각합니다.


그는 언제나처럼 울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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