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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도 선택되는 이유

by 고객중심주의

쇼핑을 하다 보면 이런 경험이 있다.

정작 사려고 했던 물건은 찾지 못했는데, 대신 고른 제품이 더 마음에 들었던 순간.

우리가 애초에 원한 것이 꼭 ‘정답’은 아니라는 뜻이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B2B 현장에서 고객이 말하는 요구사항은 종종 100% 완벽한 정의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는 선명하게 말하지만, 그 결과까지 도달하는 구체적인 조건들은 흐릿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역량이 그 요구의 90%만 충족하더라도, 나머지 10%는 마케터의 상상력으로 완성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상상력은 무책임한 낙관이 아니다.

고객의 현실을 읽어내고, 조직의 맥락을 해석하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그려내는 일종의 지성이다.

고객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빈틈을 설명하고, 우리가 제공하는 선택지가 그 빈틈을 어떻게 메우는지 보여주는 능력이다.


결국 고객이 원하는 것은 사양표에 적힌 기능이 아니라

“이 솔루션이면 우리 상황에서 충분히 굴러가겠다”는 미래의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는 완벽한 제품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상상 속 100%를 현실의 90%에서 시작해 완성시켜주는 일로 신뢰를 만든다.


불완전함을 고객의 가능성으로 바꿔주는 것.

그것이 B2B 마케터에게 요구되는 진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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